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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트
붉은 사막 팬픽 3
2020.08.15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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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일시 : 2020.08.15 04:46

 불화살에 맞은 마차에서 시작된 매캐한 연기가 눈 앞을 가렸다.

 여기저기서 고함과 쇠가 부딪혀 뒤엉켰다. 그 속에 맥더프도 있었다.

 

"큭!"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칼을 맞받아치자 그 칼을 쥔 병사가 다시 강하게 내리친다. 그러자 맥더프 역시 다시 한 번 그 칼을 받아쳤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달랐다. 재차 칼을 받아치는 순간, 칼의 폼멜을 옆으로 눞혀 힘껏 내질렀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쓰고 있던 투구가 찌그러지며 붉은 핏물이 투구 아래 고이 숨겨놓았던 얼굴에서 튀어 올랐다. 맥더프의 얼굴에도 그 붉은 피는 순식간에 튀어 얼굴은 금세 붉은 주근깨가 가득 박혀버렸다.

 닦아낼 새는 없었다. 등 뒤에서 달려드는 소리에 몸을 돌린 순간, 새하얀 말이 어둠을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무장한 병사가 칼을 수직으로 내리치며 달려들었다. 깡! 왼손으로 칼날을 받쳐들자 경쾌한 울림이 칼날 전체를 가볍게 떨리게 했다. 마치 핏방울처럼 불꽃이 튀었다. 칼날을 잡은 채로 상체를 왼쪽으로 돌려 칼을 튕겨냈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반격이었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균형을 잃은 건지, 달려들었던 병사가 균형을 잃고 뒷걸음질쳤다. 그 순간, 맥더프는 칼을 잡은 그 상태 그대로 병사의 갑옷 위로 칼을 힘껏 그었다. 불꽃과 함께 붉은 피가 튀었다.

 

"으악!"

 

 비명이 터져나왔다. 쓰러지는 병사에게서 눈을 떼며 오른쪽,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쫓아 칼을 내질렀다. 아니, 내지르려 했다. 칼을 쥔 오른손을 움직이려는 순간,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직 젊고 마른 병사는 맥더프의 몸을 끌어 안으며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그러자 병사의 무게에 짓눌린 맥더프까지 함께 엎어질 수밖엔 없었다. 맥더프는 넘어진 순간 다시 일어나 단검을 찌르려는 병사의 얼굴을 봤다.

 

"죽어!"

 

 단말마 같은 비명이 병사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급하게 왼손을 들어 단검을 휘두르는 병사의 오른팔을 잡은 뒤, 두 팔로 병사를 밀었다. 그리고 그 순간, 피할 새도 없이 어둠 속에서 도끼 창을 든 병사가 튀어나와 도끼 창을 힘껏 휘둘렀다. 으악! 맥더프는 급하게 두 손을 들어올렸다.

 

"헉!"

 

 맥더프는 갑자기 어두워진 시야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그 순간, 옆에서 타닥! 소리를 내며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모닥불. 맥더프는 그 소리를 쫓아 소리가 난 이유가 모닥불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떠올렸다. 산채로 가는 길. 그 중간에 발견한 동굴 속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중이었다. 머리 맡에서 얼음이 녹아 떨어지는 것처럼 똑! 똑! 물을 떨어 뜨리는 동굴 안의 종유석을 노려보던 맥더프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왼쪽 가슴의 통증을 느끼며 행동을 멈췄다.

 

"젠장."

 

 꿈 때문인지 갑자기 욱신거리는 왼쪽 가슴을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꿈. 아니, 기억이다. 10년 전, 아직 젊었을 때, 맥더프는 제국이 일으킨 통일 전쟁 그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당시 용병이었던 맥더프는 왕국의 요청에 의해 전투에 참전했었다. 그가 속한 용병단의 임무는 비교적 간단했다. 보급로와 보급마차를 지키는 것. 후방 임무였기에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 경계 근무를 서던 병사들이 쓰러져 있는 걸 잠든 것이라 착각했던 그 단 한 번의 실수가 맥더프를 포함한 당시 작전에 참여한 모든 용병단과 왕국 정규군의 목숨을 앗아가고, 식량을 싣고 있던 보급 마차가 모조리 타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그보다 심각했던 건, 그 전투로 인해 보급로가 끊어진 전방의 부대들이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제국의 맹공을 견뎌내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단 한 번의 실수가 왕국의 멸망을 불러오고 만 것이다.

 

"후."

 

 그것이 또 다른 악연의 시작이었다.

 전쟁에서 패한 왕국은 무너졌고, 맥더프는 살아남은 다른 이들과 함께 산으로 숨어들었다. 그렇게 몇 개월은 견딜만 했다. 망국의 철없는 왕자가 가신들을 이끌고 찾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견딜만 했다. 험준하기 그지없는 만년 설산을 지나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고원의 땅. 맥더프 역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 아니었다면 결코 찾을 수 없는 그 땅에 철없는 왕자가 가신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건, 왕국이 멸망하고 4개월 만이었다.

 전쟁에서 패한 책임을 져라.

 마을에 찾아온 철없는 왕자의 명령은 단호했다. 마치 모든 사실을 알고 왔다는 듯 왕자는 제국을 무너뜨리고 왕국을 재건하라. 맥더프에게 그렇게 명령했다.

 그게 지금껏 숨어살던 맥더프가 위험을 무릅쓰고 외출해야 하는 이유였다.

 

"빌어먹을."

 

 맥더프는 꿈 때문에 떠오른 불쾌한 추억을 향해 욕지기를 내뱉으며 발치에 대충 놓아둔 나뭇가지를 모닥불 속으로 던져넣었다. 타닥타닥. 처음엔 불을 거부하는 듯 붙지 않았던 불이 금세 나뭇가지를 태우며 다시 그 기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처음 맥더프는 왕자의 명령을 거부했다. 아예 왕자를 잡아 제국에 넘길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제국이 싫은 건 맥더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제국을 무너뜨린다는 건, 그건 신이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걸 하라는 명령.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맥더프였기에 또 다시 죽음 속으로 발을 내딛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철없는 왕자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해온 것 같았다. 무너뜨릴 방법이라는 당근과 이 마을을 제국에 알려 마을 전체의 씨를 말려버리겠다는 채찍, 두 가지를 쥐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실 솔깃했던 것도 있었다. 신조차 죽일지도 모르는 제국을 무너뜨린다는 말은 매우 달콤했다. 그것이 지금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다니는 이유였다.

 

"다른 녀석들도 잘 하고 있겠지?"

 

 맥더프는 왼쪽 가슴에서 느껴지던 통증이 잦아들자 다시 잠을 청허러 곰 가죽으로 만든 침낭 위에 누웠다. 당장 잠이 올 것 같진 않았지만, 내일도 먼 길을 가야하기에 맥더프는 다시 깨어났을 때 아침이길 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양 손으로 치마 앞단을 쥔 한 여자가 어두운 밤거리를 내달리고 있었다. 어둠 속이지만, 고급스러운 재질의 드레스라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화려한 재질의 드레스였지만, 그것을 쥔 손은 드레스가 구겨지는 것 따윈 문제되지 않는다는 듯 드레스가 튿어질 정도로 꽉 쥔 채 밤거리를 달렸다. 무언가에게 쫓기듯 불안한 얼굴로 연신 뒤를 돌아보면서도 달리는 걸 멈추지 않는 여자의 모습은 고급스러운 드레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곱게 정리했을 머리는 누군가와 격렬한 싸움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풀어헤쳐져 엉망이었고, 한쌍의 구두 역시 어디서 잃어버린 건지 피가 맺히기 시작한 맨발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피 맺힌 발의 고통을 느낄 시간은 사치였다.

 

"헉! 헉! 헉! 헉!"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거리를 내달리던 여자는 골목 뒤로 뛰어 들어가 담벼락 밑에 몸을 숨겼다. 안심한 듯 털썩 주저 앉은 여자가 내뱉는 거친 숨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숨을 고르려 오른손으로 가슴을 짚은 채로 숨을 몰아쉬던 여자는 손에 쥐고 있던 작은 손가방을 꽉 쥐었다. 힘들게 겨우 얻어낸 첩보였다. 이것을 가지고 산채로 돌아가기만 하면 제국을 쓰러뜨리기 더 수월할 것이 분명했다.

 여자는 벽에 기댄 채로 고개만 살짝 기울여 주위를 살폈다.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따돌린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기다리는 것일까? 여자는 불안한 듯 엄지 손톱을 입술로 물었다. 손톱에 발린 매니큐어의 맛이 느껴졌다.

 

"숨어 있을 순 없겠지."

 

 숨이 겨우 안정을 되찾자 여자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양 손으로 치마의 앞단을 잡아 들었다. 어서 빨리 안전 가옥으로 돌아가 바지로 갈아입은 다음 내일 아침 일찍 성문이 열리면 말을 타고 탈출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상인의 행렬에 끼어 그들과 함께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안전 가옥을 향해 달음박질 쳤다. 골목을 빠져나와 대로를 지나 다리를 건넜다. 아침이라면 수많은 인파가 오고 갈 다리였지만, 이 새벽에 건너는 사람은 자신 밖엔 없었다.

 이 상황이 로맨틱한 상황이라면 감탄했겠지만, 오히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여자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뒤를 계속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러나 텅 빈 다리 위엔 그 누구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말로 따돌린 건가? 다리가 끝나는 지점의 표지석 앞에 몸을 숨긴 채 재차 숨을 고르던 여자는 어쩌면 정말 따돌린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택에서 빠져나온 직후 자신을 쫓아오던 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쫓아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

 

 마지막으로 숨을 길게 내뱉으며 다시 한 번 숨을 고른 여자는 다시 안전 가옥을 향해 내달렸다. 다리만 건너면 안전 가옥은 지척이었다. 한 블럭만 건너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 블럭이 끝나는 건물 앞에서 몸을 숨긴 채 여자는 주위를 확인했다. 환한 달빛 아래로 보이는 지붕 위에도, 거리에도, 건물의 창문에도 괴한의 모습은 없었다. 살았다. 여자는 불꺼진 안전 가옥을 쳐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그대로 내달렸다.

 

 탕!

 

 마치 불에 달궈진 쇠꼬챙이가 가슴을 힘껏 찌른 것 같았다.

 달리던 다리를 멈추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내려다봤다. 무의식적으로 들린 양 손은 가슴을 감싸듯 포개졌다. 뜨겁고 끈적이는 액체가 손바닥에 닿았다. 터벅터벅. 가죽신발이 포장된 도로를 밟는 거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어두운 밤보다 더 어두운 둥근 쇳덩이가 보였다.

 

"독립 만!"

 

 탕!

 

 여자는 머리를 꿰뚫린 채 그대로 쓰러졌다.

 

==========

 

이미 세 편째 쓰면서 물어볼 말은 아닌 것 같긴 한데, 팬아트 게시판에 팬픽 써도 되나요?

팬픽 게시판이 없으니 이렇게 꼽사리 껴서 써봅니다만, 언제 짤릴 지 몰라서 그것도 나름 불안하네요.

원래대로라면 게시판 규약을 어기는 거라. 아트니까 그림 한정이 아닌가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