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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팬픽 2
앵크스 2021-01-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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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가가강! 자경단원 앨리슨의 방패를 격렬하게 치고 지나간 철퇴가 퍽! 임프 돌격병의 머리를 가격한 건 돌격병의 철퇴가 철을 두들겨 만든 앨리슨의 둥근 투구에 닿은 직후였다. 악어의 이빨처럼 단단한 철퇴에 맞은 투구가 찌그러지며 머리가 날카롭게 찍히는 고통을 느끼는 순간, 그 고통은 남은 채로 머리 위를 덮쳐오던 임프 돌격병의 몸이 마치 말 뒷발에 차인 것처럼 허무하게 날아가는 게 보였다.

 

“뭐?”

“이얏!”

 

 귀를 찢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곳엔 칼페온의 성벽과도 같은 커다란 황금색 방패가 고슴도치처럼 삐쭉삐쭉 가시를 세운 둥근 철퇴를 휘두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겁 없이 달려오던 그 커다란 방패는 목책 가까이에 오자 지면 위를 미끄러지며 멈추는 듯하더니 철퇴가 지면 위를 스치며 임프 무리를 향해 빠르게 날았다.

 때 이른 얼음이 지면을 얼리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철퇴의 궤적을 쫓아가듯 혹은 앞서듯 방사형으로 뿜어지는 얼음과 함께 검은 그림자가 목책을 뛰어 넘어오던 임프 병사와 돌격병 무리의 머리를 쳐내며 임프 무리를 목책 밖으로 밀어냈다.

 

“괜찮나요?”

“네, 저는. 하지만 단장님이.”

 

 모험가일 거로 생각했던 건지 크록서스 단장의 상태를 설명하던 앨리슨은 뒤늦게 방패와 철퇴의 주인이 엘레나 수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표정이 경악과 당혹으로 물들었다. 불투명한 흰색의 베일에 파란색 수도복을 입은 엘레나 수녀가 의복과 상반되는 커다란 방패에 철퇴를 든 모습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수녀? 님? 여기서 뭘 하세요?”

“단장님을 뒤로! 제가 막을게요!”

“아뇨, 아뇨, 아뇨. 수녀님이 어서 피하셔야죠! 대체 여기서 뭐 하세!”

 

 쾅!

 앨리슨이 엘레나의 팔뚝을 붙잡으며 끌어당기려는 순간, 엘레나가 고개를 돌려 목책 너머의 임프 무리를 돌아보더니 눈이 커지며 방패를 세워 들었고, 그와 동시에 붉은 불길이 방패 너머로 강렬하게 확산하더니 다시 빠르게 소멸했다. 그것이 임프 마법사가 날린 불덩이라는 사실을 앨리슨은 모를 수 없었다.

 

“어서요! 단장님을 살려야죠!”

“하지만, 수녀님은! 우리가!”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이 마을의 주민이에요.”

 

 마을 주민이라는 것과 걱정하지 말라는 말. 이 두 가지는 어떻게 말해도 안심과는 거리가 먼 말이었지만, 엘레나의 단호한 말투와 강경한 눈빛을 본 순간, 앨리슨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엔 없었다. 철퇴를 휘두른 것도, 얼음과 함께 튀어나온 검은 그림자도, 날아오는 불덩이를 막아낸 것도, 그것들을 본 이상 믿을 수밖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리슨이 고개를 끄덕이자 엘레나는 곧바로 일어나 방패를 앞세워 자세를 잡았다. 끝도 없이 밀려드는 임프 무리가 보였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순 없지만, 두려움도, 불안함도 없었다. 방패를 들었기 때문일지, 아니면 철퇴를 들었기 때문일지, 알 순 없지만, 왠지 저 임프 무리가 겁나지 않았다. 겁나긴커녕, 2년 전, 정신을 잃은 채로 올비아 산등성에서 발견된 자신을 받아준 원장 수녀님과 올비아 마을 주민들에게 은혜를 갚을 기회가 찾아왔다는 생각. 그 하나만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킥킥킥! 그래, 그렇게 하면 돼. 킥킥킥!

 

 시끄러워.

 엘레나는 곁을 맴돌며 킥킥 웃어대는 흑정령을 흘겨보더니 주저 없이 목책 위로 올라가 섰다. 목책 위에 빨래처럼 널린 임프의 시체를 밟고 올라서자 목책에 가려졌던 시야가 탁 트였다. 높아진 시야만큼 더 많은 임프가 보였다. 목책 아래에서 봤을 땐 그저 많다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었는데, 목책 위로 올라오니 지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밀려오고 있었다.

목책 뒤로 퇴각할 수밖엔 없었던 상황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목책 밖과 목책 위를 임프의 시체로 가득 덮을 만큼 맹렬히 저항했지만, 저 많은 수의 임프 무리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나는?

 

 엘레나는 자신에게 물었다. 저 임프를 상대로 끝까지 싸울 수 있을지.

 

아니, 못 하지.

 

 웃기지도 않는다. 누군가 이걸로 농담한다면 정색할 자신도 있었다. 어차피 못할 걸 안다. 이 임프 무리와 끝을 보기 전에 죽을 것이다. 엘레나는 손에 쥔 방패와 철퇴의 차갑고 단단한 쇠를 새삼 느끼려는 듯 손가락을 가볍게 굴리며 더 세게 쥐었다. 그 사이 슈우욱! 붉은 불덩이가 날아들었다. 오른발을 뒤로 빼 목책 위에 쓰러진 임프 돌격병의 머리를 밟고는 왼팔의 방패. 크라툼을 앞으로 밀어 자세를 잡았다.

 허리를 살짝 낮췄음에도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 몸 전체가 방패 뒤로 숨겨졌다. 펑! 폭발과 함께 붉은 불길이 크라툼 너머로 치솟았다. 뒤로 밀릴 정도로 강렬한 폭발이었지만, 크라툼의 무게와 안정된 자세 덕분에 밀리는 일은 없었다. 그 대신 크라툼 아래로 들어오는 날카로운 임프 병사의 창끝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보였다. 그 손톱은 엘레나의 발목을 붙잡으려는 듯 목책 위를 이리저리 더듬기 시작했고, 그러자 엘레나는 크라툼을 아래로 내리찍었다.

 

“키엑!”

 

 임프의 날카로운 비명이 귓가를 울렸다. 그 소리가 신호가 된 듯 목책을 기어 올라오려는 임프를 향해 뛰어내렸다. 마치 날아오를 듯 높게 뛰어오른 엘레나는 공중에서 자세를 바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만든 얼음을 밟더니 그대로 샛별을 앞세워 임프 무리를 향해 추락했다. 아니, 내리꽂혔다.

 대각선으로 내리꽂힌 샛별이 돌격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엘레나를 눈으로 좇으며 불덩이를 만들던 임프 마법사의 지팡이를 부쉈고, 뒤이어 놀란 눈으로 철퇴를 쳐다보는 마법사의 얼굴을 으깼다. 그 순간, 응집할 구심점을 잃은 불덩이가 폭발을 일으켰지만, 샛별을 타고 올라 엘레나를 덮치던 불길은 샛별 끝에서 방사형으로 빠르게 얼어붙으며 그 기세를 잃었다.

 

“이얏!”

 

 마법사의 뒤를 쫓던 네 마리의 임프가 지면에 피어난 얼음에 맞아 얼음 조각이 되어버린 게 그 순간이었다. 철퇴를 지면에 내리꽂은 채 무릎을 꿇고 멈춰선 엘레나는 옆에서 달려드는 소리에 급하게 철퇴를 들고 일어났다. 그 순간, 임프의 날카로운 손톱이 엘레나의 코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흙냄새와 고기가 썩은 듯 역한 냄새도 났다. 그것이 검은 손톱에서 나는 냄새라는 사실에 엘레나는 왼발을 뒤로 빼고 방패를 치우며 몸을 급하게 비틀었다. 그러자 엘레나는 자신의 눈을 노리고 뛰었던 임프의 당황한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치 모든 게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

 

“키엑!”

 

 스치고 지나간 임프의 몸 위로 샛별을 휘두르자 임프가 비명을 지르며 지면에 처박혔다. 붉은 피가 철퇴에 진득하게 묻어났다. 그 순간, 왼팔을 뒤로 빼며 함께 돌아갔던 크라툼에 무언가 부딪히는 충격이 느껴졌다. 그 충격에 오른발을 왼발 바깥으로 옮기며 왼발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균형을 잃은 몸이 빠르게 회전했고, 그 순간, 오른손의 샛별은 임프 돌격병의 머리를 박살 냈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빠르게 그어 내린 샛별에 맞은 돌격병의 사슴 뼈로 만든 투구가 박살 나며 그 속에 감춰졌던 돌격병의 머리까지 깨져 그대로 엎어지는 게 보였다. 그러나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이번엔 무거운 무언가가 오른쪽 어깨를 타고 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것이 임프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기에 그대로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지면을 굴렀다.

 그러자 귀 바로 옆에서 들린 날카로운 비명이 울렸고, 그에 고막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젠장.”

 

 저도 모르게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급한 와중에도 욕을 한 자신의 잘못을 엘리언 신에게 사과드렸을 만큼 놀랐다. 일어나자마자 샛별이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피할 새도 없이 내리꽂힌 샛별은 아슬아슬하게 왼쪽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운이 좋았다는 안도감이 드는 순간, 그걸 느낄 여운은 없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임프를 향해 방패를 휘둘렀다. 그러자 임프 돌격병의 몸이 마치 풍선처럼 하늘 높이 떠올랐다.

 샛별을 머리 위로 급하게 들어 올려 머리 위에서 한 바퀴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달려들던 임프 중 떠밀리거나 멈추지 못한 임프 몇 마리가 붉은 피가 섞인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달려들던 임프 무리가 샛별을 피해 거리를 두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샛별을 계속 잡아 돌리며 숨을 고른 엘레나는 쉴 시간이 없단 사실을 깨닫고 크라툼을 급하게 앞세웠다. 그와 동시에 크라툼 밖으로 불길이 터졌다. 빠르게 날아와 폭발한 그 불길에 몸을 웅크리는 순간, 등 뒤에서 타닥!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놀란 엘레나가 급하게 오른발을 다시 왼발 바깥으로 빼며 몸을 돌렸고, 그와 동시에 비틀린 몸을 바로 잡기 위해 회전한 회전력을 이용해 오른손의 샛별을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임프 병사의 머리가 퍼석! 깨지며 그대로 엎어졌다. 등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아슬아슬했지만, 무사할 순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상처를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이번엔 철퇴를 쥔 오른쪽 손에 통증이 느껴졌다. 팔을 들어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손은 마치 쇳덩이를 쥔 것처럼 무거웠고, 결국 고개를 숙여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밖엔 없었다.

 

“이게!”

 

 오른손을 물고 있는 임프 병사의 뾰쪽한 머리가 마치 장식이라도 된 것처럼 손등을 덮고 있었다. 엘레나는 오른손을 내리고 임프의 발을 힘껏 밟았다. 비명과 함께 임프의 입이 떨어졌다. 엘레나는 비명을 지르는 그 임프 병사의 머리를 철퇴로 후려쳐 날려버렸다.

 그때, 엘레나의 등 뒤로 다시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철퇴를 휘두르며 몸을 급하게 돌렸지만, 임프 달려드는 임프 병사의 날카로운 손톱은 어느새 엘레나의 옆구리를 찌를 준비를 끝낸 뒤였다. 몸 전체를 덮는 커다란 크라툼도 완벽하게 막아줄 시간이 없었다.

 손톱 끝에 박힌 게 뭔지 알 수 있을 만큼 너무나 가까워진 그 손톱은 엘레나가 입은 순결한 파란색 수도복을 찢고 그 아래 연약한 피부를 칼인 것처럼, 찢어버리고 있었다. 임프 병사의 입에는 승자의 미소가, 엘레나의 얼굴엔 패자의 절망이 그려졌다. 그러나 그 순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괜찮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임프 병사의 얼굴이 경악과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임프 병사의 옆으로 뛰어든 자가 주먹을 내질렀다는 것만 보여 쇠 장식이 된 장갑을 낀 주먹의 주인을 돌아봤다. 의기양양하던 임프 병사의 얼굴이 갑작스러운 통증에 놀란 표정으로 변하며 지면에 그대로 처박혔다. 그 모습에 당황한 엘레나가 주먹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사자 갈기처럼 머리를 삐죽삐죽 세운 남자가 엘레나의 등을 쥐고 서있는 게 보였다.

 

“네?”

“괜찮으면 어서 일어나시오. 아무래도 이것들을 흔들어야 마을을 지키는 자경단도 숨이 트일 것 같으니.”

 

 남자의 말에 돌아보니 엘레나를 포위한 것들 이외의 임프들은 모두 마을 목책에 달라붙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목책을 부수고 넘어갈 기세였다. 어느새 마을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졌는지 그게 의문이 들 만큼 자신이 마을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엘레나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목책을 보곤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등과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하마터면 무릎이 꺾일 뻔했지만, 일어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이쪽을 맡겨도 되겠소?”

“말투가 참 고풍스럽군요. 귀족이라도 되는가요?”

“내 말투를 신경 쓸 정도면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은 것 같소. 그럼 부탁하겠소.”

 

 크라툼을 앞세워 들고 자세를 잡은 엘레나는 이곳을 맡겨도 되겠냐 묻는 남자의 말투에 엘레나는 저도 모르게 빈정거렸다. 그러자 남자는 피식 웃더니 달려드는 임프 병사의 머리를 잡아 집어 던지더니 임프 무리 속으로 달려갔다. 엘레나는 그런 남자의 뒷모습을 힐끔 돌아보고는 다시 철퇴를 꽉 쥐었다.

 자세를 잡는 것과 동시에 왼쪽에서 불덩이가 날아드는 게 보였다. 엘레나는 크라툼을 앞세워 불덩이를 막으려는 순간, 뒤에서 타닥!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이젠 그 소리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슨 상황인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엔 막고 있지만 않았다.

 엘레나는 지면을 박차고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두 다리가 가벼워졌고,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한 속도가 나왔다. 강한 저항이 몇 번 방패에 부딪혔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질주가 끝났을 땐, 이미 불덩이를 쏜 마법사뿐만 아니라 그 뒤의 여섯 마리의 임프가 크라툼에 치여 숨이 끊어진 뒤였다.

 

“윽!”

 

 오른발을 앞으로 길게 내밀며 미끄러지는 몸을 지탱했다. 몸이 멈추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샛별을 힘껏 내리찍었다. 쾅! 샛별이 지면에 닿는 순간, 지면에 얼음꽃이 피며 임프 네 마리가 그 얼음에 갇혀 절명했다. 옆구리가 욱씬! 하고 쑤셨다.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이다. 그 고통에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리자 질주가 멈추길 기다리던 임프 병사가 달려들었다. 몸을 둥글게 말고 마치 포탄이라도 된 것처럼 날아드는 공격은 지금까지 무기를 앞세운 공격과는 확연히 달랐다.

 위험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엘레나는 급하게 크라툼을 앞세워 들고 크라툼 뒤에 철퇴를 쥔 오른손을 받쳐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 순간, 달려들던 임프도, 그걸 막으려던 엘레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엘레나의 앞에 두 개의 그림자가 생겼다. 삼각형 꼭짓점 끝에 선 듯 서로를 마주 보고서는 것과 동시에 얼음이 만들어지더니 그대로 폭발했다.

 샛별을 휘두르는 오른팔의 팔꿈치가 시큰했다.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크라툼과 샛별의 무게에 온몸이 짓눌리는 것만 같았다. 피곤하다는 말로 이 모든 걸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저 너무나 힘들었다. 그때, 폭발로 피어난 차가운 냉기가 몸을 감싸고 돌았다. 치마 밑단을 타고 옷 안팎을 싸고도는 냉기에 추위를 느껴야 했지만, 엘레나는 왠지 모르게 포근함을 느꼈다. 마치 지켜주는 손길 같았다.

 

“이얏!”

 

 그 냉기의 포근함을 온몸으로 느끼자 자신도 모르게 힘이 샘솟는 것 같았다. 엘레나는 그 냉기를 철퇴 끝에 끌어모으며 네 마리의 임프를 향해 크라툼을 힘껏 휘둘렀다. 퍼퍼퍼퍽! 그렇지 않아도 작은 덩치의 임프에게 성벽만큼이나 높은 크라툼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자 네 마리의 임프는 균형을 잃고 주저앉거나 쓰러졌다.

 그러자 등 뒤에서 또다시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이미 정면에서 시선을 빼앗으면 등 뒤를 습격하는 게 임프의 사냥법이라는 걸 이해한 엘레나는 그에 대한 대비를 끝낸 상태였다. 오른발을 등 뒤로 돌린 엘레나는 상체가 회전하는 원심력을 이용해 왼쪽 아래에서부터 오른쪽 위쪽으로 샛별을 힘껏 휘둘렀고, 그 순간, 등 뒤에서 달려들던 다섯 마리의 임프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라 바닥에 처박혔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 왼발로 힘을 옮긴 엘레나는 다시 몸을 반대로 돌리며 높게 치켜든 오른손을 다시 아래로 내려 왼쪽 아래에서부터 오른쪽 위로 힘껏 들어올렸다. 그 순간, 얼음 가시가 지면을 훑으며 솟구쳐 대 여섯 마리의 임프의 몸을 꿰뚫었다.

 

킥킥킥! 놀랬어? 아직 네가 가진 힘을 다 발휘하지 못했어. 네 본래의 힘을 어서 되찾아. 킥킥킥!

 

 싸우느라 잊었던 흑정령의 웃음이 다시 귓가를 어지럽혔다. 시끄럽다. 닥치게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흑정령의 말이 귓가를 어지럽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가진 힘? 본래의 힘? 그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되묻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은 없었다.

 

“이크!”

 

 크라툼을 몸에 바짝 붙인 채로 급하게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 순간, 까가강! 임프 돌격병이 휘두른 철퇴가 크라툼을 살며시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을 지켜보며 엘레나는 오른손을 빠르게 들어 샛별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샛별이 등 뒤에서 잠시 주춤하며 그 힘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더 세게 힘을 주어 샛별을 돌렸다.

 그러자 등 뒤에서 비명과 함께 한 무리가 뒤엉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촉매제인 양 샛별을 더 힘차게 잡아 돌린 엘레나는 머뭇거리며 달려들지 못하는 병사와 돌격병 뒤에서 불덩이를 날리려 지팡이를 들어 올리는 마법사를 향해 샛별을 힘껏 내리찍었다.

 이젠 얼음이 넓게 깔린다는 이야기도 지겨울 정도로 얼음 결정 모양으로 지면이 얼어붙었다. 샛별에 맞아 움푹 파인 땅 위로 만들어진 얼음 지대는 그 주위에 서 있던 다른 임프 몇 마리까지 모조리 얼려버렸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샘솟았던 힘이 쭉 빠졌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숨을 참았던 것처럼 한 번에 터졌다. 마치 봇물이 터진 것처럼 터진 숨은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이고 싶다는 듯 더 거칠게 헐떡거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프 무리가 비웃는 듯 입꼬리를 올리고 달려들었다. 엘레나는 급하게 크라툼을 앞세우고 샛별을 들었지만, 이미 주위를 포위하고 달려드는 임프 전부를 상대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때, 누군가의 외침이 귓가를 울렸다.

 

“돌격!”

 

 그 소리에 크라툼 너머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자 끝도 없이 밀려오는 임프 무리의 뒤쪽으로 임프와는 다른 훨씬 커다란 덩치가 보였다. 그것이 말에 올라탄 십 수 명의 병사들이라는 사실은 당황해하며 흩어지는 임프의 무리를 본 뒤에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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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를 두 번 각성시키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전투를 경험했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좋은 퀄이 안 나오네요.

좋은 액션은 아마 하이델에서 알 룬디 때려 잡을 때부터 좀 나올까? 싶습니다.

 

이번 회에서 격투가가 등장했습니다.

다음화부터 노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면서 번외 형식으로 격투가의 이야기를 조금씩 섞어 넣을 생각입니다.

그렇게 모든 직업군과 만나고 헤어지며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섞어 넣으며 전체 줄거리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01-16

캐릭터명 앵크스
대표캐릭터 워리어
Lv 56
  • 초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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