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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트
검은 사막 팬픽 5
2021.04.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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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일시 : 2021.04.12 16:54

 마을에서 자경단원 한 명이 테르미안 해변으로 헐레벌떡 뛰어온 건, 막 해변에 도착해 방어선을 재정비하고 있을 때였다. 마을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열어뒀던 목책을 성문을 닫듯 다시 닫고 청년들에게 무기를 나눠주고 간단한 전투 요령과 교대 요령을 알려주며 부대를 편성하고 있었다.

 그때 마을 쪽에서 헐레벌떡 뛰어온 자경단원이 곧장 번트에게로 뛰어가 귓속말을 속삭였다. 더크 역시 번트와 함께 있지 않았다면 들을 수 없었을 만큼 낮은 음성이었지만, 그의 행동이나 표정에서 그 자경단원이 왜 이곳까지 왔는지 모를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경단원이 나타나자마자 주민들이 불안해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젠장.”

 

 번트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욕지기를 내뱉었다. 잔뜩 주름이 잡힌 미간은 상황을 정리하는 듯 쉴 새 없이 꿈틀거렸다. 그러다 문뜩. 무언가 떠올린 표정으로 더크를 돌아봤다. 무슨 말을 할 건지는 알 것 같았다. 자신이 마을로 갈 테니 이곳에서 주민들을 지켜달라. 그런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이곳을 맡아줄 수 있겠습니까?”

 

 그게 올바른 판단일까?

 아니, 그릇된 판단이다. 자경단원들이 이 정도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내는 이유는 번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은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자경단원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마을의 주민을 지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것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지휘 체계를 구축하여 자경단에 결속력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과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킬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두 가지 절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번트는 이곳에 있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마을엔 제가 가는 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건.”

 

 더크의 질문에 가까운 말에 번트는 머뭇거렸다.

 번트가 본 더크는 주위의 환경만 잘 받쳐주면 일당백의 능력을 지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싸움만큼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자였다. 그렇기에 이 자리를 맡기고 싶었지만, 문제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더크가 지휘에 익숙하고 그 지휘대로 병사들이 잘 따를 때라는 한정적인 조건이 붙는 만큼 지금은 의미가 없다.

 

“그럼, 마을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내가 가지 않아도 괜찮을 테지만.”

 

 번트의 질문에 더크는 마을 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방랑자라 자신을 소개했던 여자는 강했다. 그 여자가 허수아비를 상대로 훈련하는 모습을 본 적은 한 번뿐이지만, 그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다양한 생과 사의 갈림길을 걸어왔단 뜻일 것이다.

 그 정도의 실력이 있는 자라면 요령껏 알아서 잘 버틸 것이다.

 

“가보겠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저은 더크는 번트를 돌아보며 가보겠단 말을 남기고 목책을 뛰어넘어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한도가 있다. 그걸 넘는 물량이 쏟아진다면 아무리 단단한 쇠라 해도 부러지고 만다. 그렇게 되기 전에 한 명이라도 힘을 합치는 게 필요했다.

 

 

 

[큭큭큭! 아직도 무서운 거야? 큭큭큭!]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변에 도착한 엘레나는 마을에서 뛰어온 전령과 이야기를 나누던 번트와 격투사가 무언가 말을 주고받더니 이내 격투사 홀로 목책을 뛰어넘어 마을로 뛰어가는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쇠를 긁는 것 같은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신이시여.’

[큭큭큭! 신은 무슨. 큭큭큭! 지금이라도 내 손을 잡으면 넌 주민들을 지킬 힘을 가지게 될 거야. 어때? 끌리지 않아? 큭큭큭!]

 

 엘리언의 이름을 수도 없이 외치고 또 외쳤다. 그래야만 이 정체불명의 검은 물체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신은 답을 해주지 않았다. 답을 해주기는커녕 마치 점점 성장한다는 듯 처음에는 잡음처럼, 환청처럼 지직거리는 소리만 들리던 것이 이제는 선명하고 명확하게 들리고 있었다.

 

‘난 너 같은 건 모른다. 신 앞에 참회하고 그 더러운 모습을 버리지 않을 거라면 내게 말도 걸지 마.’

[오! 오! 오! 큭큭큭! 기가 세졌는데? 큭큭큭! 그래봤자 넌 결국 나와 손을 잡게 될 거야. 큭큭큭!]

 

 자신을 흑정령이라 소개한 그 검은 덩어리는 엘레나의 주위를 맴돌며 엘레나의 강경한 태도를 놀려댔다. 그런 흑정령을 쫓아내려고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저 아무리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흑정령은 주위를 맴돌며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았다.

 

‘태초에 엘리언님께서 검은 돌을 이용해 들판과 나무, 짐승들을 지으시고 우리 문명족을 창조했나니.’

[으아아아! 큭큭큭!]

 

 마치 신의 힘으로 정화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몸을 격하게 떨어대던 흑정령은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큭큭큭! 웃으며 엘레나의 눈앞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찡그렸지만, 장난치며 비웃는 태도에 저항을 포기한 엘레나는 기도할 마음도 사라져 흑정령만 지그시 노려볼 뿐이었다. 그때,

 

“엘레나 사제.”

“네!”

 

 귓가에 들려온 조금 커진 목소리에 급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돌렸다. 너무 급하게, 그래서 놀란 탓에 목소리가 커졌던 것인지, 주위에 몰려든 수녀들과 근처의 주민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민망해진 엘레나는 고개를 숙이려다 이내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는 그레이 비안츠를 쳐다봤다.

 

“무슨 일 있나요?”

“죄송해요. 비안츠 사제님.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그래요? 다행이네요.”

 

 더 묻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지만, 주위의 눈 때문인지 그레이 비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묻는 대신 자신이 왜 엘레나를 불렀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담요를 나눠주고 불을 피우고 음식을 대접하죠.”

“네, 그러죠. 사제님.”

 

 엘레나는 그레이 비안츠의 말에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크록서스는 사각형의 방패를 힘껏 휘둘러 임프를 철퇴와 함께 후려쳤다. 그 순간 드러난 가슴을 향해 뛰어든 임프를 향해선 칼을 수직으로 힘껏 내리찍었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향해 힘껏 그은 칼날은 임프 병사의 머리를 공중에서 반으로 쪼개버리고도 붉은 피를 흩뿌리며 멈추지 않았다.

 방패에 맞아 얼굴이 깨진 채 날아가 처박히는 임프와 얼굴이 반으로 쪼개진 채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면 위를 뒹구는 임프. 순식간에 두 마리의 임프의 목숨을 끊어버린 크록서스는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카스타 농장을 돕기 위해 함께 왔던 자경단원들은 올비아 마을과 카스타 농장 사이를 채우고 들어오는 임프 무리에 맞서 길을 열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서둘러 올비아 마을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올비아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한 임프가 길을 가로막기 시작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마을까지 옮겨야 할 부상자까지 있는 상황.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젠장.”

 

 욕지기를 내뱉으며 급하게 오른발을 뒤로 빼며 몸을 젖히며 칼을 얼굴 앞으로 보냈다. 그 순간,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철퇴가 칼끝에 닿았고, 칼을 짓누르는 철퇴의 무게를 견디며 왼쪽으로 칼을 밀어 철퇴를 흘려보냈다. 조금만 더 늦게 피했다면 철퇴에 머리를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을 타고 땀이 흘렀지만, 입술이 삐뚤어지도록 강하게 물었던 임프의 얼굴이 당혹감에 일그러지는 걸 봤을 땐, 저도 모르게 실소가 튀어나왔다.

 크록서스는 일그러지는 임프의 얼굴을 보며 힘껏 칼을 휘둘렀다.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그어 올린 칼이 임프의 몸에 닿는 순간, 칼을 쥔 오른손에 더 큰 힘을 주고 힘껏 베어 올리자 얼굴 앞에서 붉은 피가 폭죽처럼 터졌다. 투구와 갑옷 위로 쏟아지는 붉은 핏물이 마치 훈장처럼 갑옷을 적셨다.

 그것까진 괜찮았다. 안면 보호대의 구멍 사이로 흘러들어온 피가 얼굴을 적시기 시작했단 것이다. 뒤집어쓴 붉은 피가 불쾌해 얼굴을 가리고 있던 안면 보호대를 위로 올리고 얼굴을 닦으려는 순간, 머리 위로 또 다른 붉은 물체가 날아들었다. 불덩이. 누가 쏜 건지는 알 것 같다. 왼쪽에서 무언가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빌어먹을!

 크록서스는 방패를 머리 위로 올리며 동시에 팔을 돌려 왼쪽 옆구리로 칼을 보냈다. 펑! 머리 위로 올린 방패를 강한 힘이 세차게 짓누르자 방패와 투구 사이에 낀 팔이 심하게 짓눌렸다. 팔을 감싸고 있던 갑옷이 우겨지고 투구마저 찌그러질 만큼 강한 힘이 머리를 짓눌렀고, 그와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쳤다. 숨을 쉬기 힘들 만큼 뜨거운 열기는 한 여름의 그 열기보다 더 뜨거웠다.

 그러나 크록서스는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왼쪽에서 뛰어드는 임프를 쫓는 걸 잊지 않았다. 철퇴를 든 임프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어느새 가까워졌단 사실을 깨달은 크록서스는 칼끝을 몸에 붙인 채 몸을 급하게 비틀었다. 몸을 돌리면서 동시에 팔을 펼쳤다. 촤악! 허리부터 가슴께까지 반으로 잘린 임프의 몸에서 붉은 피가 치솟았다.

 

“후우.”

 

 크록서스는 거칠어진 숨을 급하게 내뱉었다.

 부하들이 마을로 가는 길을 뚫기 위해서 애를 쓰곤 있지만, 죽이면 죽일수록 그보다 더 많은 임프가 몰려온다. 이러다간 길을 뚫기도 전에 전멸당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두려워졌다. 죽음. 생각해 본 적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죽음이 현실로 다가온 적은 크록서스의 짧지 않은 인생에서도 몇 번 없다.

 젠장.

 지원 병력 하나 없다는 현실에 욕 밖엔 나오는 게 없었다.

 

“퇴각한다! 카스타 농장으로 돌아가!”

 

 크록서스는 철퇴를 들고 달려드는 임프를 향해 방패를 앞세우며 외쳤다.

 

 

 

 화염을 뿜어내는 구체가 올비아 마을을 향해 날아든다.

 십 수 개의 불덩이가 하늘 위를 수놓는 광경은 장관이다. 그것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불덩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둥! 둥둥둥! 둥! 땡땡땡!”

 

 머리 위로 쏟아지는 불덩이를 보며 주춤거리는 순간, 마치 곡을 연주하듯 북과 징을 두들기는 소리가 마을에 울렸다. 짧게 한 번, 빠르게 세 번, 다시 짧게 한 번 두들긴 북은 방패를 들라는 신호였고, 급하게 세 번 두들긴 징은 창을 앞세워 들고 적의 돌격에 대비하라는 신호였다.

 그 소리에 방패와 칼을 쥐고 있던 메리와 그 동료들은 급하게 방패를 머리 위로 들며 하체를 숙여 폭발에 대비했고, 창병이 그 방패 아래에서 창을 세우고 밀려오는 임프 무리를 노려봤다.

 

“으아악!”

 

 펑펑! 펑펑! 방패 너머로 뜨거운 열기가 폭발했다. 방패를 강하게 짓누르는 충격이 엄습하는 것과 동시에 먹이를 노리는 뱀의 혓바닥처럼 방패 너머로 넘실대는 불길이 방패를 쥔 팔을 구워버릴 듯 덮쳐든다. 마치 철판 위의 고기가 된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하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튀어나온다. 그 중에선 방패 아래로 떨어진 불길에 휩싸이는 자들도 생겨났다.

 

“악!”

 

 불길에 휩싸여 쓰러지는 병사들이 속출하자 뒤에서 대기하던 구급 요원들이 물을 만들어 자경단원들의 위로 떨어뜨려 불을 급하게 끄더니 자경단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켁!”

“키엑!”

 

 폭발이 일어나는 순간에 맞춰 목책 앞에 도착한 임프들이 돌멩이를 집어 들고 마구잡이로 던져대기 시작했다. 폭발한 불덩이의 불길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돌멩이가 날아들자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던 단원들의 움직임이 경직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맞춰 철퇴를 쥔 임프 무리가 목책을 뛰어넘으려 목책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직되었다고 겁을 먹은 건 아니다. 창을 앞세운 채 웅크리고 있던 자경단원들이 목책을 기어오르는 임프를 향해 창을 세차게 찔러대며 저항하기 시작했고, 뾰쪽뾰쪽 끝을 다듬어놓은 목책을 급하게 기어오르느라 방어할 수 없게 된 임프의 목과 가슴, 배에 날카로운 창이 박히자 비명이 목책 위를 울린다.

 

“한 놈도 넘어오지 못하게 하라!”

“와아!”

 

 정문을 지키던 팀장의 외침이 울리자 사기가 오른 듯 창을 찌르는 자경단원들의 저항이 더 거세진다. 순식간에 목책 위로 임프의 시체가 마치 사냥을 끝낸 멧돼지를 늘어놓은 것처럼 쌓여갔다. 이대로라면 막을 수 있다. 버틸 수 있다. 그렇게 믿으며 올라오는 임프를 향해 마치 게임을 하듯 경쟁적으로 창을 찔러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체가 쌓이는 사이 삼각형의 붉은 깃발이 세차게 펄럭였다. 좌로 우로 두 번씩 오간 깃발이 아래로 힘껏 내리치는 순간, 줄리아가 임프를 향해 활을 쏘는 것을 시작으로 화살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불덩이를 쏘는 요술사와 돌멩이를 던지는 병사가 주된 표적이 되어 쓰려졌다. 특히 불덩이를 다 만든 요술사가 줄리아의 주된 목표였다. 불덩이를 쏘기 전에 쓰러뜨리면 방향을 잃은 불덩이가 목표를 잃고 그 자리에서 터지거나 유탄이 되어 임프를 노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원 사격을 잃은 임프 돌격병들은 더 빠르게 목책 위에서 붉은 피를 쏟아내며 쓰러져갔다.

 

“뿌우!”

 

 임프 진영에서 나팔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는 것 같더니 점점 앞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섞여 있는 나팔을 쥔 임프 병사들이 나팔을 불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썰물이 보였다. 마을 앞을 덮었던 임프의 파도가 빠르게 빠져나가며 지면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그 모습은 바닷물에 덮여있던 해변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장관이었다.

 

“이겼다!”

 

 누군가 외쳤다.

 팀장이었을 수도 있다. 자경단원이었을 수도 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누군가의 외침이 임프가 빠져나간 정문에 울려 퍼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함성이 튀어나왔다. 자경단원들의 함성에 활을 재던 줄리아 역시 활줄을 느슨하게 쥐고 도망치는 임프 무리의 등을 노려봤다. 다른 전우들과 함께 있던 메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전투가 끝났다. 이걸로 완전히 끝인 건지, 아니면 다시 몰려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겼다.

 

“이 더러운 임프 놈들! 두 번 다시 오지 마라!”

“하하하!”

 

 누군가의 외침에 폭소가 터졌다. 어쩌면 승리를 선언했던 그 자의 외침이었을수도 있다. 그 외침에 칼자루에 칼을 끼우던 메리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메리는 정말 오랜만에 속 시원하게 웃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임프 무리의 공격이 언제 시작될 지 몰라 항상 긴장했었기에 더더욱 속이 시원했다.

 

“크록서스 단장님이 카스타 농장에 고립되셨다 합니다!”

 

 그러나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도 전에 달려온 자경단원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그 기뻤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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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사막 팬픽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