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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트
검은 사막 팬픽 7
2021.04.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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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일시 : 2021.04.18 05:13

 길이 열린다.

 길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임프의 무리가 거짓말처럼 좌우로 나뉘며 길이 생기는 모습은 마치 바다 위에 길이 생기는 기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길이 만들어지기 무섭게 임프 무리를 향해 불덩이가 날아든다. 검은 밤하늘을 가로질러 임프 무리에 떨어지는 십 수 개의 불덩이는 구원의 손길과 같았다.

 그것을 본 순간, 크록서스의 입에선 탈출 명령이 떨어졌다.

 

“길이 열렸다! 탈출한다!”

“달려!”

 

 언뜻 누운 채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은 광경이 펼쳐진 건, 탈출 명령이 떨어진 직후였다. 달려! 라는 외침과 함께 밧줄에 묶어 공중에 매단 부상자를 연결한 줄을 허리에 묶은 자경단원들이 달리기 시작하자 부상자들의 몸은 밧줄에 널린 채로 공중에 떠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작전이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엘리언 님의 축복이라 믿고 싶을 정도로 이 상황에 딱 맞는 작전이다.

 

“키엑!”

 

 선두에 서서 달리는 크록서스를 향해 임프가 화살 비를 뚫고 달려들었다. 그에 크록서스는 달려드는 임프가 휘두르는 철퇴를 방패로 막으며 칼을 방패 위로 돌려 임프의 머리를 아래로 내려찍었다. 퍼걱! 날카로운 칼끝에 단단한 뼈가 닿는 순간, 불쾌한 감각이 손을 타고 머릿속에 박혔다.

 

“멈추지 마라! 달려!”

 

 달려들었던 임프가 방패에 얼굴을 파묻고 흘러내리자 크록서스는 달리기를 멈추지 말라며 자경단원들을 독려했다. 그래, 멈춰선 안 된다. 마을에 도착할 때까진 멈춰선 안 된다. 지금 탈출하지 못하면 이 작전 자체가 쓸모없는 짓이 되고 만다. 잠깐 멈춰선 순간, 용기를 얻은 듯 임프 무리가 달려든다.

 

“키에엑!”

“케엑!”

“으악!”

“오지마!”

 

 광기에 휘말린 것처럼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임프 무리의 모습은 미치광이 그 자체다. 그 모습에 자경단원들이 겁을 집어먹은 듯 혼란에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전투에 익숙한 크록서스마저도 두려워할 만큼 무서운 광경이다. 자경단원들이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작전대로 해! 겁먹지 마라! 부상자를 옮기는 자들은 멈추지 마!”

 

 크록서스는 임프의 가슴을 칼로 꿰뚫어버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그러자 혼란에 빠지던 자경단원들이 정신을 차린 듯 크록서스의 명령에 맞춰 임프와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크록서스는 칼을 휘둘러 달려드는 임프의 목을 쳐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강하게 그은 칼에 임프의 길쭉한 머리는 마치 공처럼 튀어 올랐다. 튀어 오르는 임프의 머리를 쳐다보던 크록서스는 방패를 힘껏 휘둘러 그 머리를 쳐냈다.

 그러자 뒤이어 달려들던 임프가 그 머리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져 나뒹굴었다.

 

“마을이 멀지 않았다!”

 

 평소에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멀었다. 그 어느 곳보다 멀었다. 한발 한발 마을을 향해 발을 떼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았다. 이렇게 멀게 느껴진 건 처음이다.

 

“대장님!”

 

 앞에서 벌어진 길을 따라 달려오는 이들이 보였다. 어둠 속이었지만, 그들이 누군지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피 칠갑을 한 채 달려오는 그들은 마을을 지키는 자경단원들이었다. 그들을 보는 순간, 크록서스의 입에선 안도의 한숨이 튀어나왔다.

 

 

 

 구출 작전 종료.

 크록서스가 부하들과 함께 올비아 마을에 돌아오자마자 십 수 개의 불덩이가 임프 무리를 덮치며 폭발했다. 마치 화산이라도 폭발한 것처럼 폭발과 함께 화염이 여기저기에서 치솟는다. 카스타 농장과 올비아 마을 사이의 길이 불바다로 변했다. 크록서스가 이끌던 자경단원이 모두 마을로 돌아오자 제약할 게 없어진 마법사들이 울분을 토해내듯 불덩이를 마구잡이로 던져대기 시작한 탓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너희도 수고했다.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크록서스였지만, 주위를 둘러싼 자경단원들을 보며 그들의 공을 치하하는 걸 잊지 않았다. 공치사를 끝낸 크록서스는 펑펑! 폭음이 일며 연신 밝아지는 곳을 돌아봤다. 이젠 임프보다 불길이 더 많이 보일 정도로 그곳이 길인지 아니면 불을 피운 화로인지도 모를 만큼 뜨거운 불길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격을.”

 

 멈췄네.

 불덩이를 그만 날릴 것을 명령하려 고개를 돌리려는 데, 하늘을 가로지르던 불덩이가 갑자기 사라졌다. 이 이상 불덩이를 쏴봐야 의미가 없다는 걸 팀장 역시 깨달은 것이다. 아니, 아마도 깨달았다기보단 복수라는 명분과 임프를 쫓아내는 것.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임프.

 크록서스는 주위의 자경단원들을 돌아봤다.

 

“회의를 열겠다. 각 팀장은 각 팀의 현 상황을 조사해 회의에 참석하도록 전해라.”

“네,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고 서둘러 뛰어가는 병사의 뒤에서 시선을 떼고 테르미안 해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번트가 잘 지켜주고 있을 것이다. 크록서스는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나 회의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쉬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다는 건 줄리아 역시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당장이라도 마을 안으로 쳐들어오려 날뛰는 임프 무리를 앞에 두고 느긋한 휴식을 취한다는 건 사치라는 걸 모를 순 없었다. 그래도 회의실로 향하는 지금 이 순간이 짜증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때, 곁을 지나가던 더크가 오른쪽 어깨를 가볍게 돌리다 감싸며 신음을 내뱉었다.

 

“윽! 어깨야.”

“벌써 곡소리가 나오나요?”

 

 그 소리에 줄리아는 비웃듯 말하며 더크를 살폈다. 겉으로 봐선 다친 곳은 보이지 않았다. 어깨가 아픈 건 싸우느라 피로가 누적된 탓이겠지. 줄리아의 비웃음이 불쾌하다는 듯 더크는 입술을 삐쭉거리더니 반대로 줄리아를 이리저리 둘러봤다.

 

“아주 편하셨나 보오?”

“네, 아주 편했죠. 활줄만 두 번 교체했던가?”

 

 줄리아는 자신의 활을 들고 활줄을 가볍게 튕기며 대답했다. 얼마나 쉬지 않고 당겼는지 평소 같으면 한 번 교체하면 많이 했다고 말할 테지만, 지금은 지금까지 경험해온 기록을 모두 뛰어넘는 상황이었다. 서로 자신이 더 힘들었다는 걸 적극적으로 표출하려 애쓰며 서로를 향해 미소 짓는 모습은 한 발 떨어져 보기엔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이없는 모습이다.

 

“근데 해변으로 가신다는 분이 왜 카스타 농장에 계신 거죠?”

“해변이야 다녀왔죠.”

 

 더크는 돌아오던 중에 카스타 농장에서 불길이 치솟는 걸 보곤 곧장 카스타 농장으로 달려갔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자경단을 도와 카스타 농장을 지키려던 것이었는데, 도착해보니 크록서스가 이끄는 자경단이 카스타 농장에 발이 묶여 농성 중이었고, 그 탓에 더크 역시 카스타 농장에 발이 묶였었다.

 

“지나가겠습니다.”

 

 더크의 대답을 들은 줄리아가 무슨 말을 하려던 순간, 뒤에서 들려온 젊은 여성의 목소리에 둘의 말싸움인 듯 말장난인 듯 알 수 없는 대화는 끝났다. 왜냐하면, 복도를 가로막고 서 있던 그들의 뒤에 있는 건 올비아의 임시 촌장인 나디아 로웬이었기 때문이다.

 

“회의실로 가죠.”

“네, 그러죠.”

 

 더크는 줄리아를 향해 피식! 웃으며 나디아의 뒤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

 

 

 

“하암, 졸려.”

“그러게. 어우, 미치겠다.”

 

 지휘소가 설치된 수도원의 지하로 내려가는 철문을 열자 축축한 냉기가 올라오는 계단이 보였다. 차가운 냉기를 피하려는 듯, 어둠을 밝힐 횃불을 켠 두 청년 중 앞서서 걷던 붉은 머리의 여성이 하품하며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자 뒤를 따르던 갈색 머리의 남자 역시 따라서 하품하더니 몸서리쳤다. 구급대에 속한 이 두 청년은 모포가 부족하니 지하실에서 여벌의 모포를 더 가져오라는 구급팀장의 명령을 받아 수도원의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이들이 한 일이라곤 옮겨오는 환자들을 돌보기 위한 침상을 준비하고, 모포를 옮긴 것뿐이지만, 처음 겪는 전쟁이라는 것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일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피곤했다. 피곤하게 느껴졌다.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다.

 

“하나 먹을래?”

“응, 하나 줘.”

 

 계단을 다 내려온 여자가 들고 있던 횃불을 계단 끝 벽에 걸어 실내를 비추자 남자는 지하실 안으로 들어가 계단 반대쪽 벽에 들고 있던 횃불을 걸었다. 두 곳에 나누어 횃불을 걸자 실내가 한층 더 밝아졌다. 그래봤자 정확한 형태를 구별할 만큼 밝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구별하는 건 어렵지 않을 만큼은 밝아졌다.

 지하실이 밝아지자 상자와 도구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엉망이 된 지하실의 풍경이 좀 더 자세하게 보였다. 정리라곤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엉망진창인 이곳은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수도원의 식량을 책임지던 식량창고가 있던 곳이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엉망진창으로 뒤엉킨 상자와 도구 뒤, 벽에는 치즈와 말린 고기, 포도주와 맥주가 전시품처럼 널려 있었다.

 모포보다 먼저 먹을 것에 눈을 돌린 빨간 머리의 여자가 육포를 집어 들고 남자에게 내밀자 남자는 그 육포를 덥석 받아먹었다. 다른 이들이 바쁘고 힘든 건 알지만, 애초에 자경단이 아닌 자신들에겐 지금 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배라도 채워야 일을 하기 쉬워질 것 같은 생각에 덥석 받은 것이다.

 

“상자는. 어떤 건지 알아?”

“상자에 모포라고 쓰여 있다던데.”

 

 그렇게 사이좋게 육포를 나눠든 두 청년은 육포를 뜯으며 모포를 찾기 시작했다. 들은 건 모포라고 쓰인 상자가 있으니 그 상자를 가져오라는 말뿐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네.”라고 대답하고 지하로 내려온 것인데.

 

“글 읽을 줄 아냐?”

“내가? 너는?”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글을 읽을 줄 모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자는 남자를 돌아보며 물었지만, 둘 다 지금까지 평생을 포도 농사만 지어왔다. 읽고 쓸 줄 아는 건 포도라는 글자와 가격표, 그리고 자신의 이름뿐이었다. 그렇지만 불편한 건 없었다. 다른 것들은 언제나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기에 모른다는 게 불편하진 않았다.

 

“하나씩 열어볼까?”

 

 누군가 한 명이 올라가서 모포라는 글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물어보고 와야겠지만, 그게 귀찮았다. 아니, 싫었다. 자경단이 되면 글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은 이미 전부터 들었던 말이었다. 소꿉친구인 샘과 리도 글을 읽을 수 있다며 술자리에서 자랑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왠지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에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묻는 게 싫었다.

 

“그래, 그게 좋겠네. 난 이것부터 열 테니까. 넌 저기부터 열어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어차피 물어보고 오기 위해 힘을 빼느니 차라리 하나씩 열다 보면 모포가 나올 테니 그렇게 하는 게 더 낫겠단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물상자를 여는 심정으로 상자를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상자에서는 치료제가 나왔다. 이건 아니네. 한숨을 내뱉으며 옆으로 걸음을 옮겨 다음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열자 상자 안을 가득 채운 무언가가 보였지만, 언뜻 봐선 모포 같지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남자가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횃불에 잘 비춰보기 위해 상자를 돌리려 할 때,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며 그 상자의 물건이 세렌디아 곰의 가죽을 무두질해 만든 갑옷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함께 온 여자의 비명이 울렸다.

 

“무슨 일이야?”

 

 고개를 들고 여자 쪽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 남자는 여자 쪽을 바라보는 순간, 여자가 왜 비명을 질렀는지 그 이유를 깨닫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여자의 앞에는 황금빛의 찬란한 빛을 내는 물체가 벽을 뚫고 튀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빛이 너무나 밝아 그것이 무엇인지 쉽게 구별할 순 없었지만, 흩날리는 머리카락이나 치맛자락이 그것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에, 충분한 단서가 되었다.

 쿵!

 벽을 뚫고 나온 여자가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지자 쿵! 하는 쇳소리가 지하실에 울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빛이 갑자기 훅! 하고 사라졌다. 갑자기 밝아졌다가 다시 갑자기 어두워지자 한 치 앞도 구별하기 힘들 만큼 다시 어두워진 지하실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남자는 두 손으로 주위를 더듬으며 여자 쪽으로 다가갔다.

 

“괜찮아?”

 

 대답이 없다.

 

“괜찮아?”

 

 불안해진 남자는 재차 물었다. 그러자 그제야 여자의 답변이 돌아왔다.

 

“난 괜찮아. 근데 이 사람.”

“누구? 아는 사람이야?”

 

 여자의 입에서 나온 이 사람. 이라는 말에서 왠지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은 남자가 물었다. 그러자 여자의 목소리가 격양된 듯 높아지며 남자의 질문에 대답했다.

 

“엘레나 사제님이야.”

“뭐?”

 

 여자의 말에 놀란 건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을의 사제는 모두 탈출 행렬에 합류해 마을을 벗어났었다. 엘레나 사제 역시 다른 사제들과 함께 마을을 벗어나는 걸 봤었다. 그랬던 엘레나 사제가 지하실 벽을 뚫고 나타난 것이다. 남자는 급하게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러는 사이 어둠에 적응되기 시작한 남자는 겨우 여자와 엘레나 사제를 향해 다시 걸어갈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어떻게 알아.”

“일단, 일단 옮기자.”

 

 남자는 엘레나 사제를 업기 위해 엘레나의 팔을 잡았다. 그 순간, 팔에서 쿵! 쿵! 하며 떨어지는 물체가 있었다. 경황이 없어 보지 못했던 철퇴와 몸 전체를 덮고도 남을 커다란 방패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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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막 팬픽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