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화가 가지고 있는 컨셉은?

리부트의 목표가 기존 클래스의 특성을 유지한 채로 성능과 유연함을 끌어올림으로써 소위 말하는 '신캐'와 비빌 수 있게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매화가 처한 상황을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특성이 신캐에게 묻혀버렸지만요.

본디 매화는 빠르고 안정적인 이동기와 에어어택 기반의 높은 공효율을 바탕으로 하는 근접 암살자였습니다. 또, 눈꽃덩이와 개화의 적중보조를 통해 방셋 카운터로도 알려져 있어요.

이러한 컨셉은 분명 타 클래스에는 없는 얄미움을 유발하는 특성이고 독보적인 속도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유저가 그 모습에 끌려서 매화를 시작했을 것이구요. 하지만 근접 암살자는 지금 서포터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2-1. 현재 PVP에서 매화의 상황은?

1번에서 언급했던 특성들은 더이상 특출나지 않습니다. 초기의 컨셉들은 412패치와 뛰어난 성능의 신캐릭 출시, 전승의 업데이트를 지나면서 빛이 바랬습니다.

빠르고 안정적인 추격은 지구력 패치와 하사신, 노바의 출시로 더이상 가장 빠르지도, 가장 안정적이지도 않은 반푼이가 되었으며

에어어택 기반의 구름찌르기는 콤보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이지만 412패치로 맨몸이 되었고 낮은 적중 수치로 25%의 흑정령을 소모하지 않으면 딜이 줄줄 새는 스킬이 되었습니다.

암살자라면 당연히 1:1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딜교환에서 써먹을 만한 스킬도, 잡기도 없기 때문에 더이상 1:1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1:1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메타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PVP메타는 방막슈아와 잡기의 유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인데, 매화는 두가지가 모두 없을 뿐더러 무적 회피기조차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막슈아를 가진 캐릭터와는 역상성임을 감안해도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요.

떼쟁판에서 과거의 매화는 추격의 안정적인 슈퍼아머 유지로 진입과 후퇴가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특화의 디버프패치와 신캐릭들의 피할 수 조차 없는 범위의 스킬들 때문에 암살자 본연의 목표인 킬캐치가 성립되지 못하죠.

정리하면 현재 매화는 반푼이 추격은 있지만 그외에 가지고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2-2. 현재 PVE에서 매화의 상황은?

PVE에서도 심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히스트리아와 아크만 진출 이전의 사냥터는 이동시간이 딜링시간보다 많습니다. 스킬 한두방에 몬스터가 정리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히크만부터는 딜링시간이 이동시간보다 월등하게 많아집니다. 상위 사냥터로 갈수록 딜링시간이 더 길어지겠죠.

그렇다면 당연한 이치로 범위가 작은 스킬은 딜링이 압도적이어야 밸런스가 성립하는데 범위는 누구보다 작지만 딜링은 누구와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나마 각성매화는 섣달그믐의 나쁘지만은 않은 범위와 딜링, 편리한 스킬사이클이 PVE를 가능케 하지만 전승매화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전승매화의 PVE 주력기는 3스택 역극입니다. 주력기를 쓰기 위해 3스택을 채워야만 하는 시간, 평타보다도 작은 스킬범위 때문에 툰크타, 엘비아급의 사냥터는 효율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펄어비스에서도 이러한 점을 참작해서 강:참수와 강:개화의 스킬계수를 올려줬지만 겨우 그정도로 상쇄할만한 단점이 아닙니다. 압도적으로 작은 범위는 엘비아 사냥터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정령무기 버프를 통해 스킬의 데미지보다 범위가 훨씬 중요해지기 때문이에요.

정리하면 각성매화는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노잼 섣달 원툴, 전승매화는 압도적으로 작은 주력기와 3스택을 모아야만 하는 불편함이 효율을 깎아 먹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3-1. 그렇다면 PVP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성은?

무엇보다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방막슈아의 파해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모든 직업이 잡기만큼은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쿨타임이나 CC종류, 슈퍼아머유무로 차별을 두되, 모두 가지고는 있어야 싸움이 성립한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잡기로 파해하는 것이 직관적이겠지만 커세어의 쉴드회복 불가 디버프도 대안으로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추격의 특성이 살아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추격은 매화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킬이기 때문에 리부트는 추격부터 살아나야 컨셉도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쿨타임중 지구력 소모량을 줄이거나, 쿨타임 자체를 줄이는 방법, 추격 도중의 이동속도 디버프 완화, 추격 도중 타격에 따른 경직 완화 등의 여러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세번째로 딜교환 수단이 필요합니다. 공효율이 모자른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 높은 공효율을 사용하기 위한 콤보 자체는 거의 모든구간이 맨몸입니다. 아무리 공효율이 높아도 콤보를 넣을 각이 좁기 때문에 1:1상황이 아니고서야 딜교환조차 위험한 상황입니다. 또한 두번째로 언급했던 추격과도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딜교환 과정에서 여러 디버프가 묻을 수 밖에 없고 매화는 안정적인 딜교환 수단이 없기 때문에 추격으로 상황을 타개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미 묻어버린 디버프는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죠. 따라서 납득할 만한 방어 판정이 필요합니다.

네번째로 범위나 데미지중 한가지는 얻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각성세이지의 경우 양심이 뒤져버린 범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절대 꿇리지 않는 데미지를 가지고 있고, 각성노바의 경우 범위가 작지만 양심뒤진 데미지와 압도적인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무언가 하나를 버렸다면 하나를 얻어야 하는 것이 이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섯번째로 자체버프가 필요합니다. 매화의 자체버프는 남들 다 있는 치명타버프, 찔끔가지고 있는 공격력버프 뿐입니다.(방어력, 공속버프는 모든 직업이 가지고 있으니 제외하겠습니다) 누구는 가드만 들고 있어도 버프가 들어오는데 누구는 지구력을 소모해서 치명타버프를 받아야 하고, 대치상황에서 위험하게 맨몸을 노출시켜 공버프를 받아야 합니다. 매화는 그 흔한 적중률, 회피율버프도 없는 상황입니다. 쓰다보니까 열받네. 누군 이동기만 써도 이속버프가 붙는데 누군 꽃잎모아서 가름써야 적중 찔끔 올려줘서 쓰기도 애매하고

3-2. 그렇다면 PVE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성은?

각성매화는 섣달그믐만 써서 사냥을 하게 됐는데, 이것은 유저들이 원했던 방향도 아니고 재미조차 없습니다. 섣달그믐으로 사냥하고 있으면 기계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펄어비스에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다른 스킬들의 계수를 올려줬지만 여전히 섣달그믐이 효율이 가장 좋기 때문에 PVE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효율을 위해 강제로 섣달삽질을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섣달만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범위나 데미지가 필요합니다.

전승매화는 3스택 역극이 주력기인 구조가 효율을 깎고 있습니다. 상위 사냥터로 갈수록 구조적으로 효율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3스택 시스템을 다시 정립해야만 합니다. 또한 3스택 시스템을 채우지 않더라도 사냥이 가능하게 역극을 제외한 붉은달, 참수, 개화, 눈꽃덩이의 데미지 버프 혹은 참수, 눈꽃덩이의 쿨타임중 데미지감소 완화와 개화의 쿨타임 감소와 방어판정 추가가 필요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어중간한 데미지버프로 상쇄될만한 범위가 절대 아닙니다.

또한 공통적으로 몬스터 풀링의 수단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편전으로 모으자니 한마리씩 때려야만 하고, 극 매화의 정신으로 모으려니 몬스터의 공격 모션때문에 오래 걸리고, 눈꽃덩이로 모으자니 이속 디버프가 걸려버리는 상황입니다. 좁은 범위 탓에 효율 얻기도 힘든 상황인데 풀링까지 원활하지 않습니다.

4. 마치며

획기적이고 납득할만한 방안이 없다면 해달라는 점에 집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심야토크에서 말씀하셨던 "A를 해달라고 했더니 A-1도 아닌 B를 패치하더라" 식의 패치가 되풀이 되 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화에 애정을 갖고 있는 유저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들 이미 지쳐서 말을 안하고 반 강제적으로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게 되는 것 뿐이에요.

유저 개인보다 펄어비스가 가지고 있는 클래스의 데이터가 훨씬 방대할 것이기 때문에 의견을 받아들여 밸런스를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제발 이번만큼은 가름을 활용하게 한다던지 섣달그믐을 써보라고 종용하는 방향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