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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트
검은 사막 팬픽 - 광대편 9
2021.09.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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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일시 : 2021.09.30 01:24

 아시에는 대로 옆 어느 집 앞의 계단에 털썩 걸터앉았다. 그러자 그때야 왼쪽 팔이 욱신거렸다. 여자가 기습적으로 날린 돌풍을 방패로 막았지만, 떠밀려 날아가 처박힐 때 다친 곳이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팔을 문지르며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을 때, 마차가 덜컹거리고 지나가며 뿌연 흙먼지가 일었다.

 말이 지나가며 푸드덕 똥을 떨어뜨리고 그 뒤를 따라 걷던 이가 똥을 피해 엉성한 자세로 이리저리 뛰어넘는 것도 보인다. 급하게 움직일 땐 그저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전혀 새롭게 느껴진다. 역한 똥 냄새에 앉아서 쉬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진 아시에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후.”

“이런 곳에서 한숨이나 쉴 시간이 있나요?”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허리춤에 찬 칼의 손잡이를 붙잡으며 황급히 돌아선 아시에는 자신에게 말을 건 여자의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한숨을 내뱉으며 몸에서 힘을 뺐다. 자연스럽게 칼을 놓고 긴장한 몸을 푼 아시에의 얼굴이 밝아지며 회색에 가까운 금발에 짙은 파란 눈을 가진 여자를 쳐다봤다.

 그레이스 로렌.

 로렌 가의 영애이자 하이델 상인 거리의 여왕이었으며 초대 하이델 상인 조합장이기도 했던 그녀는 하이델이 점령당한 이후 사촌인 보니 로렌에게 조합장의 자리를 넘기고 하이델 성 근처에 은방울꽃 여관의 주인으로 살고 있었다.

 

“로렌 여사님.”

“어떤 여자를 찾고 있다고요? 그녀가 남긴 추억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 들었는데, 제가 좀 봐도 될까요?”

 

 그레이스 로렌은 자신을 여사라 부르는 아시에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치이익.

 곰방대에 붙인 불이 타오르며 입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후.”

 

 그걸 강하게 내뱉는 여자의 붉은 입술이 둥글게 말리며 길쭉하게 튀어나왔다. 아직은 한참 젊은. 주름 하나 없는, 티 하나 없는 깨끗하고 새하얀 피부라 더 도드라지는 복숭아처럼 분홍색으로 붉게 물든 볼이 부풀었다가 천천히 원래대로 돌아간 뒤에야 은발이라 착각할 만큼 밝은 금발에 비가 그친 하늘처럼 맑은 하늘빛 눈을 가진 이소벨 엔카로샤가 들고 있던 곰방대를 탁! 살짝 거칠게 재떨이 위에 올려놓았다.

 그 소리에 놀란 듯 곁을 지키고 있던 포비오스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목을 움츠리며 긴장한 눈동자로 이소벨을 쳐다봤다.

 

“여기저기 들쑤신다는 자들이 있다는 데, 정말이야?”

“하이델 상인조합이 그들을 쫓고 있다고 합니다.”

 

 상인조합이란 말에 이소벨의 주름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주름이 지어졌다.

 날파리 떼가 따로 없다. 아니, 이 경우엔 날파리 속으로 똥파리 한 마리가 끼어든 거나 마찬가지다.

 

“안델에게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무슨 명령을 하려는 건지 잘 안다는 듯 짧고 간결하게 대답한 포비오스를 보며 이소벨은 다시금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아, 그리고 우릴 찾아온 그 여자. 그 여자와의 관계도 확인해봐.”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녁때쯤이면 정체가 밝혀질 것입니다.”

 

 포비오스의 대답에 이소벨은 고개를 끄덕이며 양털을 가득 채운 붉은색 소파에 몸을 깊게 파묻었다. 쫓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거짓이라는 건 알지만, 거짓이라 해도 문제 될 건 없다. 그런 확신이 있다.

 

“다가가되 너무 가까이하진 마. 우리에게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포비오스는 재차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풍족하지 못한 삶.

 

“배고파요.”

 

 창문을 닦다가 울먹이는 아이를 본 원장 수녀는 아이를 향해 달려들어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질끈 감은 두 눈에선 눈물이 흘렀고, 아이를 끌어안은 두 팔은 떨리고 있었다. 하이델은 가난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보육원은 더 힘들어지고 있었다. 하이델의 지원은 바랄 수도 없다. 신도들이 내는 헌금으로 가까스로 버티곤 있지만, 가난한 그들은 이제 교회도 등지고 있었다.

 신에게 빌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지만, 그것이 교회의, 그리고 보육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나마 몇몇 아이들과 수녀들이 밖으로 나가 돈을 벌어오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건 사실이다.

 

“원장 수녀님.”

“메어리 수녀. 돌아왔군요.”

 

 올해 초, 칼페온에서 파견 나온 메어리 수녀의 목소리에 원장 수녀는 아이를 놓고 일어나며 눈물을 급하게 닦아냈다. 돌아보니 아이들과 함께 품 안 가득히 직접 제작한 바구니와 그릇을 안고 들어오는 메어리 수녀가 보였다. 어려서 수녀가 되겠다며 칼페온으로 떠났던 붉은 머리의 당찬 꼬마는 파견이란 이름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보육원 살림을 꾸리고 있었다.

 

“동생들과 함께 이것 좀 창고에 넣어줄래?”

“네.”

 

 원장 수녀가 눈물을 닦아내는 메어리는 아이들에게 들고 있던 바구니를 건네준 뒤, 창고 쪽으로 밀어냈다. 바구니와 그릇을 든 아이들이 창고로 내려가고 메어리가 왜 그러는지 눈치를 챈 원장 수녀가 품에 안겨 있던 아이를 창고로 내려보냈다.

 

“힘드시죠?”

“신의 뜻이죠.”

“곧 괜찮아질….”

 

 쿵! 쿵! 쿵!

 둘만 남은 예배당에서 한숨을 내뱉듯 쏟아낸 메어리의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 예배당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움찔. 흠칫. 깜짝 놀란 두 여자가 급하게 문을 돌아봤다. 끼이익!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듯 녹이 슨 경칩이 비틀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의 그림자가 예배당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메어리 수녀님께 고해성사하러 왔습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제게요?”

“네, 꼭 수녀님께 하고 싶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삭발에 가까운 머리를 한 남자는 교회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붉은 머리의 메어리 수녀를 찾았다. 고해성사를 위해 찾아왔다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은 메어리였지만, 단호하게 말하며 흔들림 없이 바라보는 남자의 녹색 눈동자를 마주한 메어리는 남자를 고해실로 안내하며 앞장섰다.

 

“전달할 뜻이 있습니다.”

 

 남자와 함께 고해실로 들어서는 메어리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뒤에서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원장 수녀가 목소리를 쫓아 몸을 돌렸을 때, 등 뒤의 의자 위엔 곱게 접어진 새하얀 쪽지 한 장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쪽지를 눈으로 확인한 원장 수녀는 그것을 집어들 생각은 못 하고 주위를 급하게 둘러봤지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조차 환청이었다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었다. 그러자 한숨이 튀어나왔다. 안도의 한숨인지 아니면 다른 뜻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숨을 내뱉은 원장 수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 쪽지를 집어 들고 펼쳤다.

 

 봄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청소할 곳이 있는지 확인해보라.

 

 한 줄의 짧은 글귀였지만, 이 글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 없는 원장 수녀의 코에서 한숨이 튀어나왔다. 꾸깃. 쪽지를 쥔 손을 둥글게 말아 주먹을 쥐자 그 속으로 말려 들어간 쪽지가 구겨지며 일그러졌다. 몇 번을 더 손가락을 움직여 종이를 완전히 구겨버린 원장 수녀 안델은 천천히 원장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곳의 벽난로. 그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쪽지를 던져버리기 위함이었다.

 

 

 

 아시에는 처음 들어와 보는 방에서 주인인 그레이스 로렌을 기다리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여관에 돌아오자마자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방을 나간 뒤로 무슨 바쁜 일이 있는지 돌아오지 않는 그레이스를 기다리는 동안 앉은 채로 보이는 책상 위에 어떤 물건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놓여 있는지, 방의 주인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할 자신이 생길 만큼 오랜 시간을 기다렸을 때, 벌컥. 문이 열리며 그레이스 로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아닙니다. 볼일은 다 보셨습니까?”

 

 벌떡 일어나며 아니라 말하면서도 재촉하고만 아시에는 방안으로 들어온 그레이스 로렌의 손에 들린 작은 약병과 주둥이가 길쭉하고 몸통이 둥근 공처럼 생긴 새하얀 도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앉으세요. 제가 재밌는 걸 구경시켜 드릴게요.”

“재밌는 거, 말입니까?”

“네, 여자의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죠.”

 

 약병과 백자를 탁자 위에 내려놓은 그레이스는 검지로 톡! 톡! 가볍게 책상을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아시에에게서 받아 두었던 분첩을 꺼내 뚜껑을 열고 약병의 옆에 놓아두었다. 그러자 마치 시간을 맞춘 것처럼 밥그릇 두 개에 돼지고기를 나눠 담은 시녀가 방안으로 들어와 그레이스 로렌 앞에 내려놓고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더운 여름. 잘 차려입고 화장으로 얼굴을 예쁘게 꾸민 여자가 애인을 만나러 골목을 뛰어갔다고 생각해보세요. 얼굴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듯 양손으로 책상을 짚고 선 그레이스가 아시에를 향해 질문을 던졌지만, 여자와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아시에는 그 질문에 이것이라 답변할 내용이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기라도 했다는 듯 그레이스가 피식. 웃음을 터트리더니 분첩 안의 화장품을 조금씩 걷어내 돼지껍질에 슥슥 문질러 바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눈으로 그레이스를 보면서도 제지할 기회를 놓친 아시에는 그저 그레이스가 하는 걸 당황한 눈으로 지켜볼 수밖엔 없었다.

 

“땀 범벅이 되어선 화장도 다 흘러내렸을 거예요. 기껏 예쁘게 꾸민 그 얼굴에 다시 화장해야겠죠. 그렇죠?”

 

 그레이스는 질문을 이어가며 백자를 기울여 한쪽 그릇에 물을 붓기 시작했다. 돼지껍질 위로 부어지는 맑은 물에 조금씩 그 붉은색 염료가 뒤섞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장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는 아시에가 보기에도 씻긴다는 느낌보단 껍질에 완전히 눌어붙지 못한 화장품 가루가 물에 섞여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만약에 땀에 씻겨지지 않는 화장품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처럼 이렇게 화장이 남을 거예요. 하지만, 물에 씻기지 않는 화장품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요? 저주받은 탈을 뒤집어쓴 것도 아니고, 평생 그 얼굴로 살아야 한다니. 너무 끔찍한 일이죠.”

 

 마치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교수인 것처럼 그레이스는 말하며 이번엔 약병을 집어 뚜껑을 열었다. 딸깍!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자 그 안에 담긴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익숙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에 아시에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그 냄새가 무엇인지 알아내려 눈동자를 굴렸다. 그 모습이 흥미로운지 말을 잠시 멈추고 쳐다보는 그레이스의 파란 눈동자를 뒤늦게 눈치챈 아시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숙였던 상체를 뒤로 젖혀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뭔지 아시겠나요?”

“알 것 같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발렌시아. 이러면 아실까요?”

 

 알 것 같다는 말에 그레이스는 힌트를 던져주었다. 그러며 반짝 눈동자를 빛내며 아시에를 똑바로 바라봤다.

 

“발렌시아? 아! 알로에베라.”

“네, 맞아요. 알로에베라. 쿠키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써볼까 해요.”

 

 그레이스는 그 알로에베라 원액을 손가락으로 퍼 아직 물을 붓지 않은 그릇에 담긴 돼지껍질에 골고루 바르기 시작했다. 특히 화장한 곳을 집중적으로 문질러 댄 그레이스는 만족했는지 백자를 들어 알로에베라를 바른 돼지껍질 위로 물을 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시에의 눈이 커졌다.

 물만 부었던 것과는 다르게 돼지껍질을 덮고 있던 화장품이 씻겨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얼룩덜룩. 덜 문지른 곳은 화장품이 남은 곳이 있긴 해 완전히 깨끗하게 씻겨지는 건 아니지만, 씻겨지는 건 확실했다.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알로에베라 농축액이에요. 보다시피 화장품을 지우는 용으로 쓰기도 하죠. 특히 물에 씻기지 않는 화장품을 씻어내는 데 효과가 좋아요.”

 

 그레이스는 마치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 과학자 같은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런 그레이스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시에는 뒤늦게 자신이 너무 오랫동안 그레이스를 쳐다보고 있었단 사실에 서둘러 눈을 떼고 돼지껍질을 바라봤다. 그러다 문뜩.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이 분첩을 쓰는 여자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단 것이다.

 

“이것이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어떤 단서가 되는 겁니까?”

“단서는 되지 못하죠. 하지만, 이 화장품을 쓰는 사람이 어떤 이유로 쓰는 건지는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그레이스는 잠깐 말을 멈추고 아시에를 쳐다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시간을 끄는 그레이스의 행동에 애가 탈 때쯤, 그레이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시장 거리에서 공연하는 광대. 라던가?”

 

 질문이지만, 확신에 가득 찬 그레이스의 말에 아시에의 눈이 천천히 커졌고,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고맙습니다.”

“아뇨, 뭘요. 하이델을 위해 힘쓰는 분께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모르게 허리가 괜찮은지 묻고 싶을 만큼 급하게 일어나는 아시에를 본 그레이스는 양손으로 자신의 치맛자락을 좌우로 잡아당기며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고, 아시에 역시 그레이스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급하게 방을 나섰다.

 

 

 

“당신들이 하이델 상인조합과 문제를 일으킨 그 자들인가요?”

 

 바스락 소리에 경계하며 나지에야와 자호바니에, 시비아트가 일어나 엉거주춤한 자세를 잡는 사이 세크레티가 프셰니와 나첼니를 챙겨 마차 뒤쪽으로 안내하는 사이 다가온 자의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일부러 본래 목소리를 숨기는 것처럼 쇳소리를 내는 여자의 목소리에 나지에야는 자호바니에와 시비아트를 쳐다봤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것처럼 자신들을 찾아온 이를 쳐다봤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요. 돈 문제라면 저희 쪽에서 더는 공연하지 않겠다는 말은 했습니다. 그게 잘못된 건가요?”

“그 뒤에 있는 분들은 다친 것 같은데, 어쩌다 그렇게 된 거죠?”

 

 나지에야의 질문을 받은 여자는 고개를 살짝 돌려 프셰니와 나첼니가 몸을 숨긴 마차를 바라보며 마치 그들이 보이는 것처럼 물었다. 정말로 보이는 건지 허풍인지 알 길이 없지만, 만일 봤다면, 마차에 몸을 숨기기 전에 이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정확하게 봤다면, 이 자의 눈은.

 나지에야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공연하다 보면 다치는 건 일상다반사 아닌가요?”

“무대에서 다친 광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요. 언제 다친 거죠?”

“누가 하이델에서 다쳤다고 했나요?”

 

 말실수했다는 사실에 나지에야는 저도 모르게 따지듯 목소리를 높여 대꾸했다.

 

==========

 

 중간에 봄 맞이 어쩌고는 당연히 암호입니다만, 직설적인 표현인 만큼 해석이 필요하진 않은 글이라 해석은 따로 안 씁니다.

 게다가 해석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대표적인 게 암호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우스개소리죠. 해석하는 순간, 찬물이 촥!

 

 실제로 아이돌이 바르는 화장품이 워터프루프 화장품인지는 모릅니다.

 그냥 아는 한도 내에서 쓴 것일 뿐이죠. 격렬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도 화장이 뭉개지지 않는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니 아는 지식 안에서 썼을 뿐이죠.

 그걸로 누가 범인인지 특정할 단서를 삼았을 뿐입니다. 실제와 다를 수 있단 겁니다. 뭐, 실제로 모르니까요.

 뭐, 애초에 스킨 로션도 안 바르는 아재라. 뭐.

 

 쓰다 보니 여캐에만 중요 역할이 집중되는 느낌이 강하네요.

 보통 등장하는 수나 그 역할을 남녀 구별없이 동등하게 분배하는 편인데, 몇 개월을 연달아 실패 하다보니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뭐, 쓰면서 조율해 봐야겠죠.

 

 중간에 안델은 체코어로 천사라는 뜻이라 합니다.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 속 요정, 여전사, 그리고 천사로 분류되죠.

 그래서 천사라는 뜻으로 검색해서 안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