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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트
검은 사막 팬픽 - 광대편 10
2021.10.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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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일시 : 2021.10.06 15:50

 하이델의 밤은 어둡다.

 도심을 벗어나면 어두워지는 건 당연하다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어둡게 느껴지는 건, 아마 칼페온을 향한 분노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 자들인가?”

 

 정체불명의 여자와 만난 나지에야가 날을 세우고 있을 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금발에 파란 눈. 인상을 쓰고 있지만, 그조차도 멋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준수한 외모를 한 하이델의 시종장 조르다인 듀카스와 그를 따라온 또 한 명의 남자.

 

“네, 그렇습니다.”

 

 은은하게 쏟아지는 달빛을 맞으며 조르다인의 질문에 대답한 그는 오늘 오후, 프셰니를 쫓았던 아시에였다. 조르다인은 아시에의 대답을 들으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7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여자를 지그시 노려봤다.

 

“저자도 한패인가?”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하이델을 떠나지 않은 광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저 광대의 공연에 관심이 없는 것일 뿐, 그들의 행보까지 모르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눈앞의 광대들은 저녁이 되기 전, 인근 숲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목수들의 보고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감시 끝에 저택 다락에서 마주친 프셰니를 확인한 뒤 조르다인에게 보고해 함께 온 참이었다.

 꽤 오랜 시간 광대들을 감시했던 아시에였기에 광대 한 명 한 명의 습관 몇 가지는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조르다인이 궁금해하는 저 여자는 본 적이 없다.

 

“어두워 잘 보이진 않지만, 처음 봅니다.”

“그래? 그런데, 어디선가 낯이 익질 않나?”

 

 힐끔. 아시에를 쳐다본 조르다인은 다시 여자를 쳐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아시에의 말처럼 어두워 자세하게는 보이질 않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이라는 생각이 조르다인의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성으로 돌아가더라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저 여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조르다인의 질문에 아시에가 까딱.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확인해보겠다는 아시에의 말에 조르다인은 허락을 남기며 성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내. 자렛 도몬가트를 떠올렸다. 불꽃이 타오르는 것처럼 새빨간 머리는 언제나 정돈되지 않은 것처럼 이리저리 삐쳐 있었고, 날카로운 눈매는 언제나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쳐진 입꼬리에서 나오는 말은 칼날처럼 날이 선 채로 말을 할 때마다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대는 여자였다.

 또한, 조만간 생일을 앞두고 있기도 했다.

 

“돌아가자.”

“네, 시종장 님.”

 

 조르다인은 자렛이 아직 잠들지 않았기를 바라며 성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네?”

 

 자호바니에는 황금 두꺼비 여관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반겨주는 여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계단을 따라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1층으로 내려오는 그 여자. 이소벨 엔카로샤였다.

 

“더 늦게 도착하길 원했소?”

“그럴 리가?”

 

 가디언으로 분장한 자호바니에가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찡그리며 되묻자 이소벨은 손에 쥔 부채를 촥! 펼쳐 입을 가리며 대답했다. 광대인 만큼 저 행동을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기품까지 따라할 순 없을 것 같은 이소벨의 손동작에 고급 향수의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그럼, 제때 방문한 거로군.”

“하하하핫! 재밌어. 정말. 재밌어.”

 

 툴툴거리며 대답한 자호바니에.

 그런 자호바니에의 대답에 이소벨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찌나 즐겁게 웃는지 몸이 사정없이 꺾이며 두 발을 굴리는 것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연기였다는 듯 순식간에 표정을 바꾼 이소벨은 입을 가린 부채로 인해 더 빛나는 두 눈으로 자호바니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출발할까?”

 

 질문인 듯 아닌 듯 모호한 이소벨의 말에 자호바니에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쿵! 쿵! 쿵!

 마지막 한 번만 더 치면 넘어가려나? 나지에야는 잠시 손을 멈추고 자신이 벌목하던 단풍나무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손으로 가볍게 밀어보았다. 그러자 뚜둑! 뚜둑! 뚜둑!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확신을 받은 나지에야는 주위의 다른 이들이 들을 수 있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넘어간다!”

 

 그 소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도끼를 휘두르자 우지끈!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나무가 부러지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쿵! 무겁고 단단한 나무가 쓰러지며 숲에 굉음이 울렸다. 고작 몇십 번. 하나의 생명이 끊어지기엔 너무나 짧은 도끼질로 인해 무너지는 그 소리는 나지에야의 몸을 울렸다.

 몇 번의 여름과 겨울을 견뎌내며 자라난 단풍나무가 쓰러지자 인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도끼와 톱으로 쿵쿵 찍고, 쓱싹쓱싹 썰어 수레에 실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작게 만들었다.

 

“하나, 둘.”

“끄응!”

 

 나지에야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다른 인부와 함께 통나무를 안아 들었다. 그러자 마치 쇳덩이라도 되는 것처럼 묵직한 무게가 짓누르기 시작했고, 그 무게에 팔의 모든 관절이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내팽개치고 싶을 만큼의 무게를 견디려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나지에야는 인부와 함께 바로 옆에 세워놓은 수레에 통나무를 옮겨 실었다.

 

“후.”

 

 쿵! 내던지듯 수레 안에 실은 통나무가 수레에 부딪혀 거친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앞으로 이 짓을 몇 번은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 나지에야는 숨을 길게 내뱉으며 팔을 가볍게 털어내며 한편에 쌓여가는 통나무를 향해 수레를 밀고 나아갔다.

 

 

 

“내가 어제 말이야.”

 

 깡!

 

“그 소문 들었어?”

 

 깡!

 곡괭이로 돌을 두들길 때마다 손바닥 전체에 쩌릿한 진동이 전해진다. 충격에 가까운 그 진동으로 인해 몇 번이고 쥐고 있던 곡괭이를 떨어뜨릴 뻔했지만, 그럴 때마다 곡괭이의 자루를 더욱 힘껏 붙잡았다. 그러나 그럴수록 너무나 불쾌한 감각이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 같아 불쾌한 기분까지 든다.

 하지만 그런 건 사소한 문제였다. 젬카스 웜스베인. 그 땅딸보 돼지가 소개해 준 이들. 토마스라는 조장을 필두로 한 이들은 시비아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다쟁이라는 사실이 더 큰 불만으로 다가왔다. 어제는 초면이라며 쉼 없이 말을 걸기에 친해지려는 건가? 라 생각도 했고, 수다를 좋아하는 만큼 아는 것들을 더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이건.

 

“흐읍!”

 

 깡!

 시비아트는 감정을 실은 곡괭이의 끝을 힘껏 바위에 부딪혔다. 그러자 얼굴을 타고 흐르던 땀이 폭죽이 터지듯 앞으로 튀어 나갔다. 투드득! 곡괭이로 인해 깨진 바위 위로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던 시비아트는 목에 걸치고 있던 푹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쓱쓱 문질러 닦았다. 그럴수록 얼굴은 점점 더 검은색으로 물들어갔다. 곡괭이 질을 하며 손에 묻은 검은 돌가루가 땀을 닦기 위해 붙잡은 수건에 묻었고, 그걸 다시 얼굴에 문지르다보니 자연스레 벌어진 일이다.

 화장하듯 빈틈없이 검댕이 칠을 한 탓에 시비아트의 얼굴은 이제 눈과 입을 다물면 어두운 갱도와 완전히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하하하, 플라네타 씨. 얼굴이!”

“응? 와하하하하!”

 

 시끄러워!

 뒤늦게 시비아트의 얼굴 꼴을 발견한 조원들이 웃음을 터트린다.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그들의 목소리가 갱도를 울리는 탓에 시끄러워 견딜 수 없었던 참에, 과장된 웃음이 섞이자 이젠 귀를 틀어막아 버리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갱도와 하나가 된 얼굴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눈을 돌려 날카롭게 그들을 노려봤다.

 

“자, 우리도 일하자.”

“에구, 에구, 그래. 일해야지.”

 

 얼굴이 검기에 더 날카롭게 빛나는 눈동자에 머쓱해진 토마스가 곡괭이를 지팡이 삼아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하자 토마스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한 조나단이 고개를 끄덕이며 벽에 기대어놓은 곡괭이를 집어 들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시비아트 역시 다시 곡괭이를 양손으로 힘있게 쥐고 바위를 향해 내리쳤다.

 

 깡!

 

 

 

 세크레티는 하늘색 원피스에 짙은 갈색의 가죽 신발을 신었다. 머리에는 레이스가 달린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둥근 모자가 달린 머리띠를 썼고, 붉은색 천으로 짠 손바닥보다 조금 큰 둥근 가방을 얌전하게 잡았다. 마지막으로 반구 모양의 새하얀 양산까지 들자 여염집 처녀의 행색이 되었다.

 

“정보 수집?”

 

 준비를 끝낸 세크레티가 마차에서 내려가자 나첼니가 다가와 물었다.

 

“응, 오늘은 시장을 한 번 다녀볼까 해.”

“잘 다녀와.”

 

 점심 먹은 그릇을 씻던 프셰니가 앉은 채로 세크레티를 돌아보며 인사했다. 그러자 세크레티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프셰니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집 잘 보고 있어요. 올 때 맛있는 거 사 올게.”

“돈 함부로 쓰지 마.”

“쳇, 알았어요.”

 

 진담인 듯 농담인 듯 그런 거 사 올 생각하지 말라 말하는 프셰니를 보며 세크레티는 아랫입술을 가볍게 삐쭉이더니 이내 얼굴을 풀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야영지를 벗어나 비탈길을 내려온 세크레티는 부랑자와 노숙자가 곳곳에 숨죽인 채 앉아 구걸하며 손을 내미는 탓에 한층 더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덤벼들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 만큼 무서운 인상의 그들을 조심스럽게 피해 골목을 걷기 시작하자 사방에서 마치 자신을 봐달라는 것처럼 기침하거나 몸을 비틀며 신음을 내기도 했다. 몇몇 비틀거리며 일어난 자들은 절뚝거리며 다가와 손을 내밀어 흔들기도 했다. 죽어가는 자들이 마지막으로 내뱉는 비명 같은 그 움직임은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그들을 지나쳐 말과 소, 그리고 마차의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점점 생기를 되찾아가는 소리와 세상을 비추는 밝은 빛을 따라 빠르게 걸음을 옮기자 화악! 마치 동굴을 빠져나온 것처럼 눈앞이 갑자기 밝아졌다.

 

“헉!”

 

 그 빛을 마주한 순간, 세크레티는 걸음을 멈추고 숨을 내뱉었다. 그리곤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지나온 골목을 돌아봤다. 마치 아직도 밤인 것처럼 어두컴컴한 그곳은 마치 사막의 모래 저 깊은 아래. 숨겨져 있다는 그 지하 동굴을 지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후.”

 

 한숨을 내뱉어 몸의 긴장을 푼 세크레티는 옷매무새를 다시 확인하더니 잘못된 곳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대로를 달리는 마차와 말, 그리고 여행객들을 살펴 그들의 틈바구니를 지나 상점가로 올라가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들린 건 음악이었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한편으로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빠른 박자의 음악과 함께 징을 치는 소리도 들렸다. 그럴 때마다 날카롭게 찢어지는 함성이 섞여들었다.

 노래뿐만이 아니라 기예를 선보이는 자들도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을 때

 

“여기요! 여기! 이것 좀 보고 가요.”

“신선합니다! 아주 좋아요!”

 

 골목을 돌아서자 장사치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목적지인 시장 거리에 도착한 것이다.

 

 

 

 당신들이 누구든지 그건 상관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들을 주목하는 이들이 생겼다는 건 알아둬요.

 

 시장에 도착한 세크레티는 이틀 전, 공연했던 그 분수에 걸터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다 문뜩 떠오른 어제 자신들을 찾아온 여자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눈을 깜빡였다. 협박? 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선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 사람처럼 그 말에는 불안한 마음마저 담긴 듯 떨리고 있었다.

 

 정보를 원한다면 몸을 숙여요. 어차피 다 들통났다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얻어낼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몸을 숙여라. 이것은 도움을 청하란 뜻일까? 아니면 조용하게 움직이란 말일까?

 

“실례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검은 그림자가 하늘을 가렸다. 그림자와 함께 들려온 굵은 목소리에 세크레티가 고개를 돌렸을 때, 건장한 체격의 한 남자가 세크레티를 향해 다가와 그 옆에 털썩하고 앉는 게 보였다. 모르는 이가 보면 연인인가? 라는 생각을 할 만큼 가깝게 앉은 남자를 불쾌한 시선으로 쳐다본 세크레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남자의 말이 다시 들렸다.

 

==========

 

 근데, 한결이 형이랑 시은눈뉴난냐님 어디 가셨나요?

 요즘 공지를 GM분들이 하시던데. 오늘 올라온 영상도 그렇고. 두 분 왜 안 나오시나요?

 

 할 수 있어요. 같은 신규 프로젝트라도 준비중이신건가? 싶은 생각도 들긴 하는 데, 두 분 다 안 보이시니.

 

 

 

 현실적으로 말해서 이 정도로 정체가 드러나면 일단 붙잡고 보겠죠.

 

 초반에 너무 열낸 것도 있어서 일단 찬물부터 끼얹은 건데,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단 생각만 듭니다. 뭐, 처음부터 불 붙은 게 문제였단 소리죠.

 

 칼페온과 하이델 모두 광대의 정확한 정체를 모르니 간을 보는 중입니다. 입 맛에 맞는 조건이 완성될 때까지 일단 지켜보겠단 거죠.

 

 그래서 9화에서 나온 암호에서 청소가 필요한 지 확인이라고 했지 청소하라는 말을 하지 않은 이유도 이것입니다. 일단 지켜보자. 뭐, 그런 겁니다.

 

 게다가 애초에 본래 생각했던 수준으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여기까진 큰 변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숨통을 열어놓고 진행한 거라 어차피 내용은 고기서 고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