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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의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를 고찰해보자
2019.06.12 06:29
1147 6
최근 수정 일시 : 2019.06.12 07:16

1.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콘솔 게임이다.

 
서두에서 이것을 먼저 명확히 하고자 한다.
검은사막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콘솔 게임에 가까웠다.
정확히 말하면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콘솔 게임.
그래서 실제로 콘솔 진영에 타이틀로도 나오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계획경제"에 있다.
자유로운 유저 거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가져오는 온갖 부작용을 지켜본 펄어비스는 이를 원천봉쇄하고자 했다.
궁극적인 목적은 자사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일 것이다.
혹은 그것이 RPG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조치라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검은사막의 핵심적인 시스템은 1인칭 시점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다.
월드맵(M)을 눌러보면 보이는 각종 노드, 공헌도, 기운, 거점 투자 등이 그것이다.
유저가 모여서 함께 이루어가는 무언가보다는,
개개인이 하나의 가상세계를 탐험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시켜가는 방식.
콘솔의 오픈월드 게임에서 흔히 취하는 유형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하나의 방대한 맵에서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 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갈 것인가.
내가 포섭한 인물이나 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획득한 자원과 화폐를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선택지가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각각의 결과는 모두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유저는 세계관에 점점 빠져들어 몰입하고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런 걸 펄어비스에서는 처음에 추구하고자 했다.
 
 
2. 기술력의 한계, 의도되지 않은 시스템 악용
 
그런데 문제는 머리 좋은 일부 유저가 "자유도"를 악용하기 시작했단 점이다.
앞서 펄어비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계획경제"를 도입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계획경제"도 결국 인간이 모든 경제행위를 설계해야 하므로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펄어비스는 점차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는 배척되었고 기존의 RPG 요소를 더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애초에 전략 시뮬레이션의 기반을 두고 설계된 게임이 그것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 컨텐츠상의 모순이 생겨나는 것이다.
1인칭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제시되어야 하는 선택지가 어느 순간 사라졌고 유저는 방대하기만 할뿐 깊이가 없는 컨텐츠와 마주하게 되었다.
 
깊이가 없는 컨텐츠는 (기존의 양산형 RPG처럼) 노가다적 요소, 과금 요소로 대체되었다.
사실 노가다적 요소는 게임사가 개발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건 기술력의 한계, 혹은 자본의 한계라고 할 수도 있다.
당장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현실 때문에 유저가 원하던 디테일함은 상당부분 희생되었다.
 
그럼에도 검은사막은 화려한 액션감과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장 디테일함을 추구할 필요 없이 컨텐츠 자체가 방대해서 이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하지만 예정된 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저가 몰입할 만한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뉴비에 불과했던 유저는 어느덧 괜찮은 장비를 갖추었고 방대한 월드맵을 대부분 탐험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얻게 된 영향력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건 검은사막의 PVP, RVR 컨텐츠가 지닌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펄어비스가 만들다 만 전략 시뮬레이션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3. 펄어비스가 놓친 "디테일한 재미"
 
유저는 무엇으로부터 즐거움을 얻는가.
그건 바로 게임 내에서의 어떤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인간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디테일"해야 한다.
또한, "도전적"이어야 한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운 과제에 유저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저의 게임 라이프를 한번 살펴보자.
간단한 설명을 위해 초식 유저와 육식 유저로 구분해서 각각 논해보자.
 
육식 유저의 경우 주된 일과표가 PVE, PVP, RVR일 것이다.
PVP와 RVR은 몇가지 논란이 있지만 어느 정도 성취감이 있다.
적어도 유저와 유저가 상호작용하는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PVE는?
보통 은화를 벌거나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는데 대부분 지루함을 느낀다.
이는 일차적으로 보상체계가 미흡한 탓이다.
처음엔 금방금방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는데 나중엔 실질적인 변화가 잘 체감되지 않는다.
이건 중간보상을 사이사이에 끼워넣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PVE의 두 번째 문제점은 너무 단조롭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전략적 요소"가 부재하다.
RPG는 Role-Playing Game이다.
클래스마다 역할이 존재하고 이들이 협력하는 것이 기본 골자다.
그런데 검은사막은 위에도 언급했듯 "1인칭 시점"을 강조하다가 이 재미를 없애버렸다.
이건 펄어비스가 제시한 방향성이므로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여기서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1인칭 시점"에서의 "재미"이니까 말이다. 
 
그럼 현 상황에서 1인칭 시점에서의 재미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위에 나와있다.
바로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펄어비스는 이 사실을 이미 내부적으로 알고 있다.
단지, 우선순위에 따라 일처리를 하느라 그 시일을 계속 미뤄왔을 뿐이다.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활용하면 전투 컨텐츠도 보완 가능하다.
가문 시스템을 활용하여 한 유저가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운용하도록 하면 어떨까?
물론 주로 컨트롤하는 주 캐릭터가 하나 있고 나머지 2~3개의 캐릭터가 주어진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혹시 무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1인칭 시점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다캐릭 운용은 불가피하다.
어느 정도 타협을 하면, 이것을 활용한 컨텐츠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검초승 같은 전장을 따로 만들어서 총력전 / 토벌전의 형태로 내놓는다던지.
 
아니면 "전략 시뮬레이션"의 재미에 충실하기 위해 실시간 턴방식으로 내놓는 것도 가능하다.
매 턴마다 캐릭터를 움직이고 각각의 클래스에 맞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상은 최종 성적에 따라 지급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사냥 유저가 시간당 수익에 집착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이 컨텐츠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사냥방식을 완전히 대체하자는 건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양한 경험과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여태까지처럼 캐릭터 하나로 일반 RPG처럼 사냥터를 돌아다니던가,
차별화된 전장에서 전략적 요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즐기던가,
각자의 기호에 맞게 다변화를 해보자는 취지다.
 
그럼 필드쟁 다 죽는다. 괜히 만들어봐야 재미없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반박을 해보려 한다.
우선, 위에서 제안한 총력전 / 토벌전은 충분히 경쟁전의 형태로도 개발 가능하다.
하나의 전장에 여러 가문이 참여할 수도 있고, 재미가 없는 건 디테일이 부족해서다.
그동안 펄어비스가 내놓았던 컨텐츠(야만의 틈, 그림자 전장 등)가 망한 건 완성도가 떨어져서이지 개발 방향성이 틀려서가 아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이 클래식 맵과 다르다고 외면받았는가?
재미있게 만들면 유저는 플레이하게 되어있다. 재미없게 만들어서 문제지.
 
아무튼, 전투 컨텐츠는 사실상 RPG의 중심기둥이라 볼 수 있으므로 가장 먼저 다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사안이다.
RPG에서 유저가 사냥을 지루해하는 건 정말 큰 문제다.
기존의 방식에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주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대양 컨텐츠도 이런 식으로 전략 시뮬레이션적 요소를 도입하면 재미있는 컨텐츠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대항해시대처럼 말이다)
 
다음으로 넘어가서, 생활 컨텐츠 역시 요점은 전투 컨텐츠와 같다.
초식 유저들의 게임 라이프는 매우 단조롭다.
그래서 힐링을 한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몇년 동안은 대부분 못한다.
약초를 캐고, 나무를 베고, 물고기를 잡고, 요리와 연금을 하는 등의 경험은 분명 처음엔 재미있다.
그런데 그것을 계속 반복한다고 생각해보라.
재미는 없고 노가다로 느껴질 것이다.
여기서도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도입하여 컨텐츠를 심화시킬 수 있다.
라키아로처럼 재미있는 미니게임을 지속적으로 추가해도 좋다.
(특히 반복적인 행위 - 약초캐기, 나무베기, 물고기잡기 등에 미니게임이 필요하다)
 
말이 쉽지, 그걸 어떻게 하느냐? 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예를 들고자 한다.
지금 당장 월드맵(M)을 눌러보자.
수많은 노드와 중심 거점이 보이지 않는가?
여기를 돌아다니는 건 당신이 고용한 일꾼 뿐이다.
 
이것이 바로 펄어비스가 만들다 만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가공 무역과 장비 제작은 그 잔재 중 하나다.)
지나치게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
물론 처음에 접했을 땐 복잡하기 그지 없을 테지만 이해하고 난 후엔 별 것 아니라 느껴질 것이다.
참고로 처음의 그 복잡함도 인터페이스의 문제이지 컨텐츠가 어려워서인 건 절대 아니다.
 
아무튼 이 단조로움이 각각의 컨텐츠가 단절된 원인이다.
마을 거점만 하더라도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이 매우 많다.
해양 무역을 예로 들면, 벨리아나 에페리아 항구에 도착한 후 상하차 작업을 일꾼에게 시키던가 할 수 있다.
뭐 그런거 직접해도 되지 않느냐 물을테지만, 일단 끝까지 듣자.
반복해서 말하는데 이 게임은 "1인칭 시점의 콘솔게임"에 가깝다.
세계관 속 주인공이 왜 굳이 상하차까지 해야 하는가.
마을에만도 수많은 NPC가 존재하는데 재미도 없는 노가다를 강제하는 건 유저로 하여금 지루함을 유발한다.
오히려, 일꾼을 이용해 상하차 작업을 시키고 조금 쉬다 곧바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는 것이 유저에게 "연속적인 경험과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단절되어 있던 무역 컨텐츠와 거점 컨텐츠가 서로 유의미하게 연관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직접적인 경험"도 재미를 위해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로 넘겨서 다룰 필요성이 있단 점이다.
펄어비스가 "1인칭 시점에서의 경험"을 강조하느라 놓쳤던 것들, 기억하는가?
바로 역할. 디테일함.
각각의 클래스는 뚜렷한 역할이 없더라도, 전략적으로 체계화된 월드맵에선 그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
유저는 자신만의 상단을 만들 수도 있고,
일정한 지역이나 대상을 수호하는 기사가 될 수도 있고, 
투기장의 검투사가 될 수도 있고,
그 검투사를 모아서 관리하고 돈을 버는 귀족이 될 수도 있고,
공동의 생산활동을 통해 도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이 될 수도 있다.
 
노드는 단순히 일꾼을 보내 자원을 발굴하는 식민지 개념에 머무르기보단, 각각의 특색을 살려 유저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여러 선택지를 부여하는 식으로 개념이 확장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쿠루토 동굴에 투자하면 "용병(Lv.1) 육성"의 선택지가 생겨나게 할 수 있다.
이것을 고르려면 먼저 마을이나 도시 같은 중심 거점에서 용병을 고용해야 하고, 그런 용병은 단순히 은화만으로는 꼬드길 수 없다.
해당 중심 거점에서의 영향력, NPC와의 관계, 관련 퀘스트 진행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요구하니 그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런 과정이 현재는 간단히 NPC 친밀도, 일일 퀘스트 등으로 단순화되어 있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NPC 친밀도는 매우 잘못된 시스템이다.
나중에 가면 그냥 인사하기로 노가다를 해서 끝내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그렇게 수치화를 해놓으면 유저에게 주어지는 선택지 자체가 생성되지 않는다.
차라리, 어떤 NPC와 친해지면 반대로 다른 NPC와는 사이가 나빠지는 식의 상성을 집어넣고 한번 친해지더라도 주기적으로 교류나 투자가 있어야만 친밀함이 단계별로 유지되게 바꿔야 한다.
 
단순히 한번 주르륵 퀘스트 완료하고 끝. 이런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전략 시뮬레이션적인 요소를 제대로 살릴 수가 없다.
그건 메인 퀘스트에만 한정하도록 하고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최대한 살려 입체감을 부여해보자.
그러면 너무 복잡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부분을 노잼 수준으로 단순화시켜놓고 그걸 방대하게 늘어놓았기에 당신이 복잡하다고 느낀 것이다.
 
엘더 스크롤이나 위쳐 같은 게임을 생각해보라.
디테일하게 구체화된 세계관이 어렵게 느껴지는가,
아니면 재미가 느껴져서 몰입이 되던가?
 
물론 취향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노가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수액을 채취하고 사냥터를 돌아다니게 기존의 방식은 내버려두자.
사실, 5~6년이나 지난 게임인데 전부 갈아엎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그 기반하에서의 디테일함"을 살려보잔 것이다.
 
무리할 필요없이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면 된다.
마을과 도시가 단순히 겉만 그럴듯한 장소가 아니라 진정으로 중심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세분화하고 다양한 컨텐츠와 접목시킬 수 있다.
각각의 노드를 투자하면 몇 가지의 선택지가 생겨나고 그로부터 후속 퀘스트나 NPC와의 관계가 영향을 받는다.
모든 선택지를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여유를 두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보면 다른 선택지도 접할 기회가 생겨나고 그에 따른 혜택도 달라진다.
이런 "디테일함"을 살린다면 그 결과는 복잡함이나 지루함보다는 호기심과 재미로 유저에게 다가올 것이다.
 
 
4. 진정한 갓겜을 향해
 
어디까지를 단순화하고 어디까지를 구체화할 것인지는 기획자와 개발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단 사실이다.
 
디테일함이 살아날 수록 개발자들은 죽어나가겠지만
유저들은 즐거움을 얻을 것이고 펄어비스의 주식은 더욱 오를 것이다.
 
검은사막이 유저들에게 진정으로 갓겜이라 불릴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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