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의 세계 안에 이미 많은 NPC들이 총기를 사용해 사냥을 하고 칼페온의 병사들이 총을 사용해 하피들과 싸우는 장면도 있고 가니쿠스라는 남성 소서러가 오래 전에 총을 썼다는 언급이 있기 때문에 총기를 사용하는 캐릭터가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은사막이 여러 시대의 요소들이 짬뽕이 되어 있지만 세계관이 기초를 두고 있는 15세기~16세기 쯤에 총을 쓴 곳이라면 오스만 제국이 대표적이지만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검은사막의 주무기 보조무기 각성무기 시스템에 비교적 잘 들어맞는 부대가 있습니다.

16세기 중반에 창시된 러시아의 스트렐치는 바디시, 세이버, 아케부스(후기에는 머스켓)로 무장해서 세이버가 주무기, 아케부스가 보조무기, 바디시가 각성무기면 검은사막에 비교적 잘 들어맞습니다. 아케부스가 보조무기면 바디시 없이 손에 들고 사격을 하던(비각 또는 전승) 바디시로 받치고 사격을 하던(각성) 그럭저럭 스트렐치의 전술이 검은사막에서 어느정도 작동은 합니다. 하지만 아케부스의 재장전이 검은사막 안에 현실에서 쓰이던 방식으로 도입이 되면 번거롭고 재미도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마력으로 총을 사용했다고 언급된 소서러를 보면 어둠의 조각이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어둠의 조각과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아케부스가 소서러의 조각 폭발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들면 어둠의 거래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접근해서 싸우지 않을때에 아르케부스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되고 비교적 액션이 밋밋할수밖에 없는 총만 쓰기보다 근접 무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유도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또 바디시를 사용하는 각성에 자이언트의 거신병과 비슷하게 3분마다 바디시로 아케부스를 받치고 조각 소모가 없이 사격을 할 수 있게 하면 아무래도 세이버가 주가 될 비각과 전승에 차별되게 사격과 근접 전투를 골고루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총을 사용하는 캐릭터가 검은사막 안에서 너무 모나지 않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 문제가 많습니다. 무예도보통지가 있던 무사나 중국 무술에서 따올 수 있었던 금수랑과 다르게 스트렐치는 현실에 존재했던 부대지만 그들이 바디시와 세이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자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바디시는 일반적인 폴암보다 장대가 짧고 날이 굉장히 큰데 이걸 다른 폴암과 똑같이 사용했는지 아니면 독자적인 어떤 시스템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사료가 없습니다. 세이버에 관한 것도 러시아에 그나마 있는게 1817년 프랑스인 알렉산드레 발비유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쓴 콩트레 포앙트 매뉴얼과 샤슈카를 쓰기는 하는데 서유럽의 세이버 검술과 다를게 없는 매뉴얼 등 원형이 어땠는지 유추할 자료가 없습니다. 그나마 러시아와 가까워 비슷한 검술을 썼을 가능성이 있는 폴란드는 세이버 검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그시대 검술에 대한 매뉴얼이라 부를만한게 19세기 폴란드 군인에 펜싱 학교를 열었다는 미하우 스타제프스키(Michał Starzewski)가 본인이 조상들이 쓰던 기술을 안다고 주장하며 쓴 수상한 매뉴얼이 가장 오래된 자료입니다. 현대의 폴란드 세이버 검술은 다른 사료에 곁다리로 언급된 짧은 문장들이나 다른 나라의 세이버 검술 교본, 검의 구조를 보고 어떻게 쓰는게 편한지 등 빈약한 자료로 재구성된 창작 무술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검은사막의 세계관, 시대 배경에 맞지 않는다고 핑계대지 못하는 총을 사용하는 캐릭터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별로 뭐가 쓸모 있는 내용은 없지만 새로 판타지스러운 뭔가를 덧붙이지 않고 지금 검은사막 안에 있는 것과 기반이 되는 역사속 시대에 존재했던 것만 사용하면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 로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