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이전 사법고시를 준비하셨던 부친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2차 시험 예상 문제를 10개만 준비하면 떨어진다.
1000개를 준비해도 떨어진다.
1000개를 준비하고, 그것을 10개로 줄여야 합격한다."

부친은 100개 정도까지 줄이시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사법고시를 포기하셔야 했다고 아쉬워하며 말씀하셨지만,
지금은 부친이 일개 상인으로 삶을 꾸려 가신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 심야토크에서 대본 이야기가 나왔다.

급하게 준비할수록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고,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예상 질문과 답변의 숫자가 많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을 다 기억할 수 없으니 어딘가에 초안을 준비하게된다.
그리고 진행 중에 그 초안을 참고해서 발표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긴급 방송일 경우 노트북을 펼쳐두고 하는 경우가 많고, 준비가 잘 된 방송은 노트북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안은 어디까지나 초안이어야 한다.
예상되는 질문(문제점)과 답변(해결안)의 내용들이 있어야 하지, 연극 대본 처럼 되어서는 안된다 (ex. 이때 일어서며 크게 '동의합니다.' 를 외친다)
- - - 이 부분은 어찌보면 둘이 똑같다. 어자피 초안으로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인데... 하지만, 공개 되었을 경우 파장이 다르다 - - -

현 상황에서 검은사막 운영진은 10개 이내의 예상문제와 답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유저들이 지금까지 검은사막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고, 몇 몇의 유저가 정리해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1. 딜표기 문제 (해결방안 - 딜표기의 문제는 저희를 믿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딜표기를 하기 위한 기술적 문제들... 이런 저런 것들이 있어서 바로 하지 못하지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 하겠습니다)

2. 캐릭터 밸런스 문제 (해결방안 - 끊임없이 개선되고 신캐릭이 나오는 상황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가는 절차를 만들겠습니다)

3. 게임 편의성 문제 (해결방안 -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개선을 하겠지만, 검은사막의 아이덴티티를 지켜가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4. 성장 동기 문제 (해결방안 - 상위 상냥터, 대규모 PVP...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5. 소통 문제 (해결방안 - 1년 두 번 연회, 유저 간담회, 심야 토크 방송 등을 자주 하겠다. 등등... 이것도 모르겠습니다)

6. 검은사막의 방향성 ( 이건 말씀해 주세요~ 붉은 사막에 인력을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닌가요?)

대강 정리해도 10개 이내의 핵심 문제들로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검은사막에 필요한 것은 당장 벌어진 해킹, 대리, 버그 등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계속 되어 왔고, 앞으로의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게임 전반에 대한 고민들입니다.

함께 오래오래 검은사막을 즐기고 싶습니다

멋진 모험 즐기세요~ 겜에서도~ 삶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