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므아의 검은피는 눈처럼 하이얀 살을 태우고
끝없는 겨울의 산에서 용의 이빨이 잠든 땅으로 가는 길을 그렸다.
신성한 불꽃을 훔친 벼룩 같은 놈의 후예들에게
용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 세상에 신은 없다.
오므아의 검은피는 벼룩 같은 놈에게 물려받은 뼈를 녹여
신이 그녀의 양날개를 꺾고 네 발을 잘랐을 때의 고통을 보여주었다.
신성한 불꽃을 되찾지 못한다면 옛 황금산의 영광이
끝없는 겨울에 묻혀 영원히 볼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 세상에 신은 없다.
오므아의 검은피는 침묵만이 흘렀던 피를 잠식하고
벼룩 같은 놈이 그녀와 약속을 저버렸을 때의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를 뱉어냈다.
신에게 목숨을 잃었던 오므아를 다시 살리고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지배한 흑정령과 계약하여 그 힘으로 신성한 불꽃을 되찾기 위해.
이 세상에 신은 없다.
처음 알을 깨고 하이얀 세상을 마주했을 때 에워싸던 따듯한 살얼음으로
오므아의 피로 온몸에 새긴 기억의 단편을 꽁꽁 얼려 낙인을 찍었다.
계약과 동시에 망각의 소용돌이를 헤엄치겠지만 이 모든 것을 기억하기 위해.
이 세상에 신은 없다.
마침내 오므아의 검은피가 온몸에 붉은꽃을 피웠다.
이제 우리는 이 황금산을 뒤로하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
흑정령과 계약해 그 지배와 위대한 힘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 신도 태워 죽일 수 있는 신성한 불꽃, 이닉스를 되찾아 이 세상 모든 신을 단죄하리라.
이 세상에 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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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달이 어두운 날 밤 즈비에르 구릉지의
한 어린 수인족이 끝없는 겨울의 산을 올려보며 속삭였다.
"아아, 신이여.... 그 자취를 감추소서."
"신성한 불꽃의 주인, 가디언이 고대용의 피를 뒤집어쓰고 사명의 눈을 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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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태워 죽일 수 있는 신성한 불꽃 “이닉스”를 되찾기 위해 끝없는 겨울의 산을 내려온 “가디언”
그녀와 함께 경험하게 될 새로운 모험을 기대해주세요.